'선택과 집중' 60개 재벌 2천여개 회사로 대상 넓히되 직전 1년치만 점검
내부거래 이외 분야는 조사 부담 경감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이 공시 의무를 제대로 따랐는지 전반적인 실태 점검을 시작했다.
올해는 전체 회사로 대상을 넓히되, 중복 자료 요구는 최소화해서 기업 부담은 줄이기로 했다.
공정위는 내부거래를 집중 점검해 부당지원 혐의가 포착되면 직권조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공정위는 22일부터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공시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고 24일 밝혔다.
점검 대상은 지난 5월 1일 지정된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60개 소속 회사 2천83개 전체다.
공정거래법은 공시집단 소속 회사에 대규모내부거래 공시·비상장사 중요 공시·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반드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하면 시정조치와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정위는 매년 전체 대기업집단 중 일부를 선정해 최근 3∼5년 공시내용을 점검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모든 대기업집단을 점검하고, 대상 기간을 직전 1년으로 줄였다.
아울러 모든 공시항목을 대상으로 포괄적으로 하던 기존 점검을 중요성, 시급성을 고려한 중점 점검방식으로 바꿨다.
올해 집중 점검 대상은 ▲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 규제사각지대 회사 ▲ 비영리법인과 거래한 회사 ▲ 지주회사 ▲ 상표권 사용거래 등 5개 분야 내부거래다.
김상조 위원장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총수일가 주식소유 현황·특수관계인과의 내부거래 내역이 점검 대상이다. 총 46개 집단 203개사가 해당한다.
규제사각지대 회사는 사익편취 규제 기준인 총수일가 지분율 30%(비상장회사 20%)에 살짝 미치지 못하는 36개 집단 219개 회사다.
비영리법인과 거래한 회사는 계열사와 비영리법인 간 내부거래 내역을 점검한다. 비영리법인은 공시의무가 없으나 계열회사와 자금·자산·상품·용역·유가증권 등을 거래하면 계열회사가 공시를 해야 한다.
29개 집단 40개사인 지주회사는 지주회사 체제 내 내부거래 내역을 점검받는다.
54개 집단 824개 회사를 대상으로는 '간판값'으로 불리는 상표권 사용거래 수수료와 산정 기준을 점검한다.
이 5개 분야는 최근 1년이 아닌 3년간을 점검하며, 건별 1억원 또는 자본금의 3% 이상인 거래를 들여다본다.
공시대상 대규모 내부거래 기준이 50억원 이상 또는 자본금 5% 이상인 점을 이용해 거래액을 '49억원+1억원' 식으로 나누는 '쪼개기 거래'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집중 분야를 깐깐히 들여다보는 대신, 공정위는 기타 분야는 기업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5개 분야에 해당하지 않는 회사는 최근 1년간 건별 10억원 또는 자본금 3% 이상인 거래 자료만 요구한다.
임원 변동과 같이 발생 빈도는 높지만 공시점검 시급성이 크지 않은 일부 사항은 점검하지 않는다. 3∼5년 주기로 볼 계획이다.
공정위는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내용을 기업으로부터 받은 점검표, 감사보고서, 이사회 의사록 등과 대조해 허위·누락·지연 여부 등을 점검, 위반이 발견되면 최대 7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만약 점검과정에서 사익 편취나 부당지원 행위 혐의가 포착되면 직권조사를 적극적으로 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통합 점검표를 대상 기업에 발송했고, 이달 25일 공시 담당자를 대상으로 새 제도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전체를 대상으로 직전 1년을 점검해 형평성과 적시성을 높였으며 중점 점검방식으로 바꿔 효율성도 높였다"며 "기업 부담은 줄고 공시제도 실효성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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