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유료방송] ② 'OTT 공룡' 넷플릭스 영토 확대…IPTV 진출 추진

입력 2018-06-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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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유료방송] ② 'OTT 공룡' 넷플릭스 영토 확대…IPTV 진출 추진
LG유플러스와 제휴 협상 막바지…경쟁사 가세 가능성
"콘텐츠 시장 종속 우려" vs "소비자 선택권 확대"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신선미 기자 = 하반기 유료방송 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의 국내 IPTV 시장 진출이다.
이미 국내 모바일 플랫폼과 케이블TV에 발을 들인 넷플릭스는 국내 통신사와 제휴를 통해 IPTV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 국내 가입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확대는 시청자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가장 적극적으로 IPTV 서비스 제휴를 논의 중인 업체는 LG유플러스다.
양사 간 제휴 협상은 막바지에 다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제휴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장비 및 솔루션 업데이트가 필요해 실제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이미 딜라이브, CJ헬로[037560] 등 케이블TV 업체들이 별도 셋톱박스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032640]는 기존 IPTV 셋톱박스를 활용해 직접 제공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유플러스 IPTV 이용자들은 손쉽게 집에서 TV로 넷플릭스를 보게 되는 셈이다.

LG유플러스는 IPTV 제휴에 앞서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넷플릭스 모바일 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3개월 이용권 프로모션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넷플릭스와 IPTV 서비스 제공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도 넷플릭스와 제휴 의사를 내비쳤다. SK텔레콤 유영상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지난달 실적 공시 후 콘퍼런스 콜에서 "넷플릭스를 포함해 푹, 티빙 등 다른 사업자와 제휴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나설 경우 경쟁사들이 넷플릭스 제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넷플릭스의 강점은 전세계에 걸친 유통망과 뛰어난 콘텐츠 제작 역량이다. 넷플릭스는 190여개국, 1억2천500만명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동영상 사업자다. 외부 콘텐츠 유통뿐 아니라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힘을 쏟아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등 히트작을 꾸준히 배출하고 있다. 국내에는 2016년 진출해 2만여편의 콘텐츠를 VOD(주문형비디오)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들과 달리 국내 방송업계는 넷플릭스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경계한다. 주된 이유는 불공정한 수익 분배다.
유료방송사업자가 넷플릭스에 제공하려는 수익 배분율은 9:1로 알려졌다. 넷플릭스가 수익의 9할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국내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유료채널 및 VOD 수익 배분율은 일반적으로 5:5나 6:4 수준이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는 지난 11일 성명서에서 "넷플릭스 같은 거대 해외자본이 국내 사업자보다 더 유리한 거래 조건까지 얻어가며 진출한다면 PP 사업자들은 콘텐츠 제작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콘텐츠 시장의 종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비롯해 유재석이 출연한 예능 '범인은 바로 너' '유병재: 블랙코미디' 등을 제작했다. 올해 전세계 콘텐츠 투자 비용은 총 80억달러(약 8조8천억원)에 달한다.

방송업계의 우려가 커지자 한국방송협회 회장단은 2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간담회에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방통위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규제 과정에서 넷플릭스와 역차별이 없는지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반면 넷플릭스의 투자가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의견도 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사업자들이 충격을 입겠지만, 한편으론 경쟁으로 인해 더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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