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정부, 亞·유럽·미주에 관세폭탄…주요국 '맞불작전' 대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미주·유럽·아시아 대륙을 가리지 않고 방아쇠를 당기면서 촉발된 무역전쟁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면서 미국이 손해 보지 않는 무역을 하겠다고 공언했고 백악관 입성 후 이에 바탕을 둔 공격적인 통상정책을 펼치고 있다.
공격을 받은 중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도 '맞불 관세'를 선언하며 반격에 나섰고 이에 미국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져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 1월 미 정부는 한국산 세탁기와 중국산 태양광패널을 겨냥해 최고 50%, 30%의 관세 폭탄을 던졌고 3월에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각각 25%,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이 촉발한 무역전쟁의 최대 타깃은 대미 교역에서 3천752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말 첨단기술 부문을 포함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계획을 내놓았고 이에 중국은 미국산 철강 등 30억 달러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로 맞섰다.
중국은 며칠 뒤 돈육, 와인을 비롯한 128개 품목에 대해 최고 25%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 베이징과 워싱턴을 오가며 3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 중국의 대미 흑자를 2천억 달러 줄이는 사안을 두고 줄다리기를 해 반쪽짜리 합의를 이뤘지만 미국이 500억 달러 중국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끝내 승인하면서 합의는 바로 깨졌다.
340억 달러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한 관세는 내달 6일 발효되며 나머지 160억 달러 품목 목록을 확정하는 작업은 진행 중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뿐 아니라 '동맹국'을 향해서도 관세 폭탄을 터뜨렸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이후부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무용론을 펼쳤고 전면 개정을 위해 캐나다, 멕시코와 협상을 벌였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더해 철강과 알루미늄 관련해서 면제 협상의 기회를 주는가 했으나 결국 5월 EU, 멕시코,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강행했다.
캐나다는 166억 캐나다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 알루미늄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멕시코는 농축산물에 대한 보복 관세를 천명했다.
EU는 28억 유로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를 22일부터 바로 발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관세장벽을 없애지 않으면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0%의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했고 EU는 똑같이 보복하겠다고 맞대응하는 등 구두 위협도 점입가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무차별 공격에 주요국들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맞불작전으로 대응하면서 무역전쟁은 어떻게 흘러갈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미국은 다시 2천억 달러 규모로 10% 관세를 추가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고 중국도 반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보복에 보복이 꼬리를 무는 관세전쟁이 현실화하면 해당하지 않는 품목을 찾기 어려워질 만큼 관세장벽이 넓어지고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에 미치는 피해도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뛰게 하겠다고 말해왔고 중국은 자국 산업을 세련된 글로벌 경쟁자들과 나란히 서도록 하고 싶어한다"며 "양쪽 모두 원하는 걸 얻고자 기꺼이 갈등을 키우고 승리를 위한 확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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