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주요 산유국이 다음 달부터 하루 100만 배럴을 증산하기로 한 데 대해 증산에 반대했던 이란 정부도 만족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22일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 참석한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회의 뒤 "OPEC의 결정은 받아들일 만한 합리적인 수준"이라면서 "내가 빈에 오자마자 말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란은 기본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의 증산 움직임에 반대했다. 8월부터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부활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산유국이 대폭 증산하면 제재를 받는 이란의 시장이 잠식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도 이란이 증산에 동의한 것은 OPEC이 합의한 증산 규모가 일일 100만 배럴에 그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OPEC과 주요 산유국은 2016년 11월 하루에 180만 배럴을 감산하자고 합의했다. 그러나 실제 감산 규모는 280만 배럴을 기록했다.
이날 합의대로 산유량이 일일 100만 배럴 늘어나도 실제로는 2016년 11월 감산 합의 수준과 같아지게 된다.
잔가네 장관도 "(2016년 11월) OPEC의 감산 합의 수준을 온전히 지키기만 하면 된다는 게 이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이날 합의를 해석했다. 증산 합의로 2016년 11월의 감산 합의가 사실상 영향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7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 증산에 산유국들이 합의했어도 경제 위기를 겪는 베네수엘라 등은 증산을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실제 증산량은 60만 배럴 정도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이란이 동의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잔가네 장관은 "9월 말에 다시 OPEC에서 유효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산 합의에 동의한다"고 말해 미국의 대이란 제재 부활 뒤 이란의 산유량, 원유 수출을 놓고 추가로 협상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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