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바른미래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를 딛고 당을 이끌어갈 새 지도부를 오는 8월 초중순 선출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대표 유력 후보군의 이름이 자천타천 거론되는 가운데, 합당 주역인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공동대표, 그리고 지방선거 직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정치권에 컴백한 손학규 전 대표의 역할론이 차츰 부상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회의에서 9월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 새 지도부 구성을 마치기 위해 휴일인 8월 11일 또는 8월 18∼19일 중 하루를 정해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에 나서기로 했다. 날짜는 25일 확정된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24일 "지역위원장들이 6월13일부로 임기가 끝나 공석이므로 전당대회라는 말을 쓰지 않고 '차기 지도부 선출대회'라 부르기로 했다"며 "선거 규정을 만드는 등의 역할을 할 기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지도부 선출대회가 열리기까지 아직 한달여가 남았지만 유력 후보군의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중에서는 원내대표를 지낸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식 의원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또 바른정당 출신 중에는 하태경 최고위원의 이름이 나온다. 최근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미국행을 비판한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준석 전 바른정당 최고위원도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번 지도부 구성 방식은 아직 논의 전이지만, 앞선 지도부에 준한다면 1위가 당 대표를 맡고 2~4위를 차지한 3명은 최고위원을 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지도부 선출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는 6·13 지방선거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안철수 전 의원과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다.
안 전 의원은 외부 공식 활동을 자제 중이고, 유 전 공동대표도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만큼 "일절 개입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두 사람이 당의 '간판'이자 '최대 자산'인 만큼 당의 수습과 재도약을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 선출대회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파의 세(勢)대결이 되지 않도록 안·유 전 대표 두 사람이 물밑에서 조정 작업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아무래도 두 사람의 의중이 당원들의 표심에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정치 경륜이 있고 합리적 이미지를 가진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등판'해 중도개혁 세력으로서 정치권에서 바른미래당의 위치를 잡아야 한다는 시각도 일부 의원들이 내놓고 있다.
대표 출마를 염두에 둔 후보들은 "세대교체를 통해 '젊고 작지만 강한 제3세력'으로서 당이 조명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당내에선 "지금의 풍랑을 헤쳐나가려면 정치 경륜과 비전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며 현재 거론되는 젊은 후보들로는 인지도 부족 등 '인물론'에서 충분치 않다는 목소리가 있다.
'합의 추대' 이야기도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갈등을 피하고 화합 도모를 위해 당의 주요 주주인 안 전 의원, 유 전 공동대표가 차기 대표를 합의 추대하고, 두 사람은 당분간 당에 관여하지 않기로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고 모양새가 좋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앞으로 새 지도부 선출 방식 논의가 본격화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 간의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일단 전당원 투표와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놓고 이견을 보일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원 비중이 큰 국민의당 출신은 전당원 투표를 통한 선출을 생각하고 있지만, 바른정당 출신들은 여론조사를 실시해 비중 있게 반영해야 하며 권리당원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선 갈등도 재연될 수도 있다.
최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당 노선에 '진보'를 추가한 가운데,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은 이른바 '보수 궤멸' 속에서 '개혁 보수'를 당 정체성의 한 축으로 분명히 가져가야 한다는 태도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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