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올해 상반기 미국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갈등, 신흥국 위기 등 외풍에 출렁인 한국 증시가 하반기에는 강세 흐름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올해 안에 '코스피 3,000'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던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눈높이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지수가 9개월 전 수준인 2,350대로 뒷걸음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미국 달러화 강세와 무역갈등 이슈가 잦아들면 3분기 중 다시 코스피가 기존 최고치를 넘어 2,800선에 도전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멀어진 '코스피 3,000'…하반기 예상 고점 2,800 전후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범위(밴드) 상단을 3,000 전후로 내다봤던 국내 증권사들은 이를 2,800선으로 이미 내렸거나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돈줄을 조이고 있는 데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흥국 위기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올해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는 삼성증권이 2,400∼3,100이었던 코스피 예상 밴드를 이미 2,300∼2,800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350∼2,900이던 예상 밴드를 2,300∼2,800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NH투자증권[005940](2,350∼2,850→2,350∼2,750), 메리츠종금증권[008560](2,400∼2,900→2,400∼2,800) 등도 최근 코스피 예상 밴드의 상단을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대신증권(2,500∼3,000→2,350∼2,750), 키움증권(상단 2,919→2,887), 하나금융투자(2,350∼2,900→2,350∼2,850), 케이프투자증권(2,400∼3,200→2,400∼2,930) 등도 전망치를 내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와 미중 통상마찰, 글로벌 경기 정점 논란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 때문에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신뢰가 약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장사의) 이익 개선세는 완만하게 이어지고 있으나 코스피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재평가가 어려운 환경이어서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006800] 리서치센터장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이슈와 달러 강세, 신흥국 불확실성 등으로 7월까지는 의미 있는 상승세가 나타나기 어렵다"며 "다만 코스피 펀더멘털(기초여건)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표] 국내 주요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조정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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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 기존 코스피 전망치 │ 하반기 이후 전망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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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에셋대우 │(미제시)│ (미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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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투자증권 │ 2,350∼2,850 │2,350∼2,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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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2,400∼3,100 │ 2,300∼2,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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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증권 │ 상단 3,060 │ (미제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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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투자증권 │ 2,350∼2,900 │ 2,300∼2,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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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츠종금증권 │ 2,400∼2,900 │ 2,400∼2,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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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금융투자 │ 2,250∼2,800 │ 2,300∼2,8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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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투자 │ 2,350∼2,900 │ 2,350∼2,8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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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2,500∼3,000 │ 2,350∼2,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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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상단 2,919 │ 상단 2,8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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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투자증권 │ 상단 2,830 │ 상단 2,7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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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프투자증권 │ 2,400~3,200 │ 2,400∼2,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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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하반기 밴드는 5월말 기준. 최근 설문에서는 제시하지 않음.
**각 증권사 제공
◇ "코스피 '상저하고'…3분기께 전고점 돌파 시도"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증시를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부침이 심했던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증시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원/달러 환율, 미국 중간선거, 유로존 경기 등 하반기 증시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의 향배에 따라 코스피가 3분기를 전후로 다시 상승 탄력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월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종가기준 2,598.19)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분쟁 해소 여부가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내달 6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가 실제로 이뤄질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무역분쟁 이슈가 해소되면 미국 중간선거를 전후로 코스피가 밴드 상단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용욱 센터장도 "3분기 말로 갈수록 유로존 경기 회복과 달러 약세가 나타나면서 신흥국의 외국인 수급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현실화 가능성이 작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불확실성이 중첩된 시장이지만 국내 증시의 추가 급락 가능성은 작다"며 "달러화 약세 전환, 실적 모멘텀 저점 확인,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등으로 지수는 3분기 중 연중 고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회복세 지속, 기업 이익 추정치의 하향 조정세 둔화 등을 이유로 3분기 후반 이후 코스피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 반전, 기업 실적 모멘텀 회복을 발판으로 지수가 7월 말∼8월 초에 연중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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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 중장기 상승 전망 유효
역시 최근 크게 조정을 받은 코스닥 시장도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히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에서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 효과 등으로 연말로 갈수록 지수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기인 센터장은 "기업 이익 증가 추세에서는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낫다"며 "4분기로 가까워지면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 모멘텀과 연기금 자금 집행이 본격화하면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 코스닥지수 예상 밴드를 종전처럼 800∼1,200으로 제시했다.
구용욱 센터장도 "최근 대외 변동성이 커지면서 코스닥이 조정을 받았지만 글로벌 경기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중기적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구 센터장은 "수급 측면에서도 KRX300,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으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우호적"이라며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 정책도 계속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코스피보다 코스닥 성과가 더 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지수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려면 여러 불확실성 요소가 해소되고 주도 업종인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이 살아나야 한다는 유보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지수가 반등하려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돼야 한다"며 "일부 종목의 회계 관련 이슈 등이 해소돼야 상승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수 센터장도 "시장이 안정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다시 돌아오기 전까지 코스닥 시장은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도 센터장 역시 현재 증시 투자심리를 제한하는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하기 전까지는 코스닥에서도 유보적 관점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 코스닥 예상 밴드를 750∼950으로 제시했다.
윤 센터장은 "하반기 코스닥 시장의 열쇠는 수출과 분기 순이익"이라며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면서 코스닥의 분기 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면 지수는 900선에 안착할 수 있지만 수출 증가율이 꺾이거나 순이익이 1조5천억원을 밑돌면 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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