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이번 주(25일~29일) 뉴욕증시는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전쟁이 실물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지속해서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대선 이후의 신흥국 금융시장 상황과 난민 문제 등 유로존 정치 이슈도 시장의 관심을 끌 요인이다.
산유국 회담 이후 반등에 성공한 국제유가 동향도 주요 변수다.
미국과 중국 및 EU 등 주요국의 무역충돌이 기업 실적을 악화시키는 등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주 독일 다임러가 주요 기업 중 처음으로 각국의 관세를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이런 불안에 불을 지폈다.
이번 주 실적을 내놓을 다국적 기업들도 다임러의 뒤를 이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오는 25일 대표적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 코퍼레이션이 실적을 발표한다. 나이키는 28일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주 다임러의 사례에서 보듯 다국적 기업의 실적 전망 악화는 시장 전체의 악재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다.
각국 무역충돌 심화 여부에도 촉각이 쏠릴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관세 장벽을 없애지 않으면 자동차에 대한 20% 관세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 자동차와 차량 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이후 구체적인 관세율까지 언급하며 자동차 관세 현실화 우려가 커졌다.
오는 28~29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도 미국 관세에 대한 대응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과 미국의 물밑 협상에 대한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관리들이 최근 전직 미국 정부관료 및 중국 전문가들과 만나 중국과 고위급 협상을 추진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NEC가 구상 중에는 다음 달 6일 이전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초청해 협상하는 것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은 다음 달 6일 각각 340억 달러 상당의 상대국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상태다.
관세가 발효되기 이전 미·중간 고위급 회담 등을 통해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시장의 불안감을 크게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터키에서는 24일 대선 1차 투표와 총선이 열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대통령이 재차 당선될 가능성이 유력하지만, 1차 투표에서 50% 이상 득표로 당선을 확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총선에서는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과반 의석 점유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 논란을 낳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 이후 보여줄 행보와 여당의 과반 의석 점유 실패 시 정국 혼란 우려로 리라화 약세 등 터키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 이 경우 브라질 등 다른 신흥국 시장도 흔들리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와 재정정책 등 민감한 이슈가 다뤄질 것이란 점도 주의해야 하는 요인이다.
이탈리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난민 수용을 거부하며 독일 등 다른 회원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독일 내에서도 기독사회당 대표이기도 한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이 난민 문제 강경 대응을 요구하며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대립해 연정 해체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EU 정상회의에서 난민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 독일의 정국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질 수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EU 정상은 24일에도 비공식 회의를 열고 난민 문제를 논의한다.
또 지난주 유로그룹 회의에서 채무 만기 연장을 포함한 그리스 구제금융 종료 방안이 합의된 만큼 이번 회담에서 이탈리아 등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국가에서 부채 탕감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이탈리아 시장은 물론 유로존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변수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2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이 오는 7월부터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에 합의했지만, 실질적 증산 규모는 60만 배럴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4.6% 급등했다.
유가의 반등 흐름이 이어지면 에너지 주 중심으로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받았다. 마지막 거래일에는 유가 급등에 힘입어 다소 낙폭을 줄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주보다 2.03% 하락한 24,580.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9% 내린 2,754.8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69% 떨어진 7,692.82를 기록했다.
◇이번 주 주요 발표 및 연설
이번 주에는 주 후반 나오는 물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주목받을 예정이다.
25일에는 5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국가활동지수(CFNAI)와 5월 신규주택판매 지표가 나온다.
26일에는 4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와 6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된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연설이 예정됐다.
27일에는 5월 내구재수주와 5월 상품수지, 5월 잠정주택판매 등이 발표된다.
28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나온다. 에렉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29일에는 5월 개인소득 및 개인지출 지표가 나온다. 연준이 선호하는 PCE 가격지표도 발표된다. 미시간대 6월 소비자태도지수도 예정됐다. 또 연준의 은행에 대한 종합자본검사(CCAR) 결과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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