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 기적'에 도전하는 태극전사 힘 빼는 도 넘은 비난

입력 2018-06-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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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 기적'에 도전하는 태극전사 힘 빼는 도 넘은 비난
장현수·김민우에 집중된 악플…'악성' 국민청원까지 봇물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장현수 태형을 건의합니다.", "국가대표 축구선수 장현수 선수와 신태용 감독의 비리를 조사해 주세요.",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민우 선수에 구속영장을 발부해주십시오."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연패를 당해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희박해진 태극전사들을 향한 팬들의 가시 돋은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이후 대표팀의 수준이 하락세를 보인 것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책임론과 국내 축구 인프라의 개선을 촉구하는 건설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특정 선수들을 물론 가족을 향한 도를 넘은 '악플'도 이어지면서 힘이 빠진 태극전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11시 독일(1승1패)을 상대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은 F조에서 '꼴찌'로 밀렸지만 최종전에서 독일을 2골차 이상으로 이기고, 같은 시간 멕시코(2승)가 스웨덴(1승1패)을 꺾으면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할 기회가 생긴다.
이 때문에 태극전사들 역시 '1%'의 가능성을 향해 마지막 총력전을 펼칠 태세지만 도를 넘은 비난의 목소리는 선수들의 힘을 뺄 수밖에 없다.
25일 오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대표팀 수비수 장현수(FC도쿄)의 이름으로 검색되는 글이 무려 149건이나 검색된다. 왼쪽 풀백 김민우(상주)의 이름으로 검색되는 글도 66건이나 된다.
장현수와 김민우는 러시아 월드컵에 나선 태극전사 23명 가운데 가장 비난을 많이 듣는 2인방이다.
장현수는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내준데 이어 타이밍이 맞지 않는 태클로 결승골을 내준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민우는 스웨덴과 1차전에서 백태클로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줬다.



이 가운데 장현수는 태극전사를 향한 '악플'의 정점에 섰다.
포지션 때문에 실점 상황에서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게 수비수인 만큼 장현수는 예선부터 본선무대까지 일관되게 비난의 중심에 섰다.
특히 장현수와 김민우는 대한축구협회 전 임원과 같은 학교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학연'으로 대표팀에 뽑혔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장현수가 1, 2차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자 일부 팬들은 청와대 청원사이트에 장현수의 국가대표 박탈을 요구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장현수 선수 국대 박탈과 독일전 선발을 막아주세요', '장현수 선수 승부조작', 적폐 신태용,장현수,김민우 국적박탈해주세요' 등 도를 넘은 글까지 올라왔다.
스웨덴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주고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흘리며 인터뷰에 나섰던 김민우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김민우 선수에 구속영장을 발부해주십시오', '김민우를 현역으로 전환해주세요' 등 황당한 글도 올라왔다.
신태용 감독에 대해서도 '신태용과 장현수 관계조사 및 금전 조사가 필요하다 생각됩니다'라는 억측성 청원까지 등장했다.
더불어 일부 네티즌들은 선수에 대한 비난을 넘어 가족에 대한 악플까지 남겨 상처를 주고 있다.
스웨덴전에서 선방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아내가 SNS를 통해 영상 편지를 남기자 일부 네티즌들은 아내의 외모를 비난하고 아이에 대해 좋지 않은 댓글을 남기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때문에 조현우의 아내는 SNS 계정을 폐쇄하고 말았다.
축구계 관계자는 "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게 당연하지만 근거 없는 인신공격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면 안타깝다"라며 "아직 조별리그 경기가 한 경기 남은 만큼 지금은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을 줄 때"라고 아쉬워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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