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방지할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성폭행 등과 관련해 수십 건의 피해 사례가 보고되는 등 홍콩 교회가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홍콩기독교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설문조사와 심층 인터뷰 등을 통해 수집한 성폭행, 성희롱 등 신도들의 피해 사례 55건을 보고했다.
피해 사례 가운데 20%는 성폭행을 당하거나 성폭행을 가까스로 모면한 사례였다.
다른 사례들은 고의적인 신체 접촉이나, 성적인 의미를 지닌 이메일, 문자 메시지 수신 등의 사례였다.
심층 인터뷰를 한 여성 신도는 "교회 내 사무실에서 남성 전도사가 강제로 입맞춤하고 성폭행하려고 해 저항 끝에 간신히 빠져나왔다"며 "이후에도 그 전도사는 수차례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밝혔다.
55건 중 53건의 사례에서 남성이 가해자였으며, 48건의 사례에서 여성이 피해자였다. 16건의 사례에서 피해자는 어느 곳에도 도움을 구할 수 없었다.
협의회 측은 "피해자가 침묵을 강요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교회 측은 '용서', '복종', '신의 뜻' 등을 내세워 교회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교회는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교육 과정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성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가 이를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는 최근 한 교회의 목사가 여러 여성 신도를 대상으로 성추행 등을 한 혐의로 파면되기도 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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