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5일 미국발 무역전쟁에 대한 부담이 지속하는 데 따라 하락 출발했다.
오전 9시 36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1.84포인트(0.66%) 하락한 24,419.05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6.10포인트(0.58%) 내린 2,738.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77포인트(0.93%) 하락한 7,621.05에 거래됐다.
시장은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국과 주요국의 무역정책 충돌을 주시 중이다.
산유국 증산 결정 이후 국제유가 동향과 이탈리아 등 유럽 정치 이슈도 주요 관심사다.
미국이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중국계 기업의 대미 투자를 차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우려가 한층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번 주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지분 기준인 25%는 추후 논의를 거쳐 더 낮아질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상무부가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자 강화된 수출 통제에 나설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위협 등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역 압박이 지속하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전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인위적인 무역장벽이나 관세를 부과하는 모든 나라에 장벽 및 관세를 철폐할 것을 주장하고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의 '상호호혜적인' 대응 이상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은 공정해야 하며, 더는 일방통행은 안 된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내놨지만, 무역전쟁 우려를 완화하지는 못했다.
산유국 증산 규모에 대한 안도로 지난주 후반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된 점도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산유국이 오는 7월부터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을 결정했음에도 실질적인 증산 규모는 60만 배럴 수준에 머물 것이란 분석으로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등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 증산을 강하게 지지하는 등 증산이 적극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평가가 힘을 얻으면서 재차 하락세다.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중 전장 대비 2% 가까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다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가량의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이탈리아의 반 유럽연합(EU) 정책에 대한 불안감도 커졌다. 이탈리아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에 EU에 부정적인 알베르토 바냐이가,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에 클로디오 보르기가 각각 지명된 영향이다.
또 난민 문제를 둘러싸고 독일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는 등 정국이 불안정하다.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는 할리 데이비드슨 주가가 EU의 수입관세 부과 부담으로 2.7% 하락했다. 회사는 EU의 보복관세로 오토바이 한 대당 평균 2천200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맥 제약 주가는 췌장암 항암제 시험에 실패하면서 34% 폭락하기도 했다.
이날 개장전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5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0.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는 3월 0.32에서 4월 0.42로 상승세를 이어왔다.
개장 이후에는 5월 신규주택판매와 6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가 나온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전쟁이 지속하면 신흥국 시장의 불안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로얄 런던 에셋 매니지먼트의 트레버 그리탐 멀티에셋 대표는 "무역전쟁의 악영향은 미국보다 신흥시장에 더 크게 미칠 것"이라며 "미국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경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큰 폭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1.32% 내렸다.
국제유가는 혼재됐다.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05% 상승한 69.30달러에, 브렌트유는 1.85% 하락한 74.15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1.6%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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