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과학자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민수용 전환이 최선"

입력 2018-06-26 15:27   수정 2018-06-26 15:32

美핵과학자 "완전한 북한 비핵화는 불가능…민수용 전환이 최선"

"남북미 과학자 협력해야…원자력발전·의료·위성개발 보조"
"북한도 선의로 간주할 것…북미공존 확신시켜 비핵화 속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세계적인 핵 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의 핵무기 시설을 민수용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북한 비핵화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헤커 박사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보낸 공동기고문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한 목표"라며 "북한의 위협을 줄일 방안이 있다"며 이 같은 견해를 제시했다.
헤커 박사는 한국과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군사용 핵시설을 민간에 필요한 시설로 용도 전환하는 것이 여러 조건으로 볼 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과거에도 민수용 핵시설 운용은 주권 사안이라고 강조했듯이 이번에도 같은 주장을 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이 민간 원자력, 우주항공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기에 북한도 그 길을 걸으려고 할 것이라는 설명도 이어졌다.
헤커 박사는 "북한으로서는 폭탄 대신 원자력 전기나 원자력 의료를 국민에 제공할 수 있고, 미사일 대신 기상예측이나 자연재해 완화를 위해 인공위성을 쏘는 평화로운 우주 프로그램을 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용도 전환이 이뤄지려면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에 대한 중단, 점진적 철폐, 제거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전제를 달았다.
그러면서 북한이 폭탄, 미사일을 생산하는 능력을 점진적으로 철폐하는 데 맞춰 한국과 미국이 민간용도 전환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커 박사는 이 같은 계획이 북한의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군사용에서 민수용으로 바꿀 때 협력하는 것을 선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자 미국 정부의 심각한 정책전환 신호로 간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로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제거할 가능성이 커지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 핵시설을 민수용으로 바꾸는 과정에 한국, 미국, 북한 과학자들이 나란히 참여해 협력할 수 있다고 구상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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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북한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 소형 실험용 경수원자로를 국제 안전기준에 맞춰 완성하도록 한국과 미국이 도울 수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협력이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는 시나리오였으나 최근 수개월 동안의 남북관계 해빙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헤커 박사는 이 같은 협력적 접근법의 효용성도 일일이 나열했다.
일단 비핵화 시간표를 앞당길 수 있고 제 때 제의된다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낙관했다.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프로그램이 상당히 진척된 현실, 북한의 폐쇄성을 고려할 때 협력체계로 검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검증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사찰관들이, 특히 적대적 환경에서는 핵탄두 몇 개, 플루토늄 몇 ㎏, 우라늄 원심분리시설 한두 군데를 숨겼는지 확인하려고 전체 북한 시설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 기간시설을 민수용으로 바꾸는 건 이런 상황에서 유용할 것"이라며 "미국과 한국 기술인력이 민간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해 현지에서 긴밀히 협조하면, 이들은 북한의 전체 프로그램의 본질과 범위를 훨씬 더 많이 알게 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보지 못할 시설도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무기, 미사일 프로그램에 연계된 북한 인력도 핵무기, 시설 해체에 동원하면서 민간으로 전직하도록 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제시됐다.
헤커 박사는 "북한이 전체 핵무기를 기꺼이 내주는 일이 있을지 많은 전문가가 당연히 회의적"이라며 "이런 우려를 인식하면서 우리는 완전한 비핵화에는 못 미치지만 중간단계로서 핵 위협을 상당히 줄이는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제안을 요약했다.
그는 "북한이 점진적 철폐와 제거의 단계로 더 빨리 더 깊이 나아가도록 할 최선책은 미국이 북한과의 공존에 진지하다는 것을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확신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 미사일 프로그램을 민수용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제의하는 건 그런 방향으로 크게 진일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커 박사는 자신이 소속된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C)에서 활동하는 엘리어트 서빈, 로버트 칼린과 함께 이날 기고문을 작성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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