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난민 100여명 태운 덴마크 상선 입항 허용

입력 2018-06-26 18:12  

이탈리아, 난민 100여명 태운 덴마크 상선 입항 허용
난민 230여명 태운 독일 구조선 라이프라인은 몰타로 갈 듯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중해에서 구조한 100여 명의 난민을 태운 덴마크 상선이 나흘간의 기다림 끝에 이탈리아 입항을 허가받고 난민들을 내려놨다.
뉴스통신 ANSA 등 현지 언론은 덴마크의 컨테이너선 '알렉산더 머스크'가 26일 자정을 지난 시각에 시칠리아 섬 포찰로 항구에 진입, 난민들을 하선시켰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해운회사인 머스크라인에 소속된 이 배는 지난 22일 지중해에서 100여 명의 난민을 구조한 뒤 시칠리아 섬에 입항하려 했으나, 이탈리아 정부의 불허로 바다에서 발이 묶였었다.
이와 관련, 앞서 잉거 스톨베르크 덴마크 이민장관은 25일 "구조된 난민들은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가 그들을 수용해야 한다"며 이탈리아 정부에 자국 상선에 탄 난민을 수용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는 또, 입항 허가가 늦어지며 머스크라인이 적지 않은 금전적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머스크라인 역시 해상에서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배에 타고 있는 난민뿐 아니라 자사의 선원들도 건강과 안전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책을 촉구했다.
로베르토 암마투나 포찰로 시장은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이 결국 '알렉산더 머스크'에 대해 입항 허용 결정을 내린 직후 "이 사람들을 우리가 늘 그러하듯 따뜻하게 맞을 것"이라며 "연대가 아직 살아있음을 보여준 오늘은 중요한 날"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육지를 밟은 난민들은 포찰로에 있는 난민센터로 옮겨져 난민 자격 심사 절차를 밟게 된다. 여성 1명, 어린이 2명이 포함된 이들 108명의 난민의 건강 상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1일 지중해에서 난민 230여 명을 구조한 뒤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의 입항 거부 속에 닷새 넘게 오갈 데 없는 처지에 놓인 독일 구호단체 '미션 라이프라인'의 난민구조선 '라이프라인'은 결국 몰타로 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26일 "유럽 차원의 해결책이 마련됐다"며 '라이프라인'은 몰타에 입항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보 대변인은 전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해법이 도출됐다며 "프랑스는 몰타에 전담팀을 보내 개별 난민들의 망명 신청을 심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라이프라인'은 2주 전 이탈리아와 몰타의 떠넘기기 속에 결국 스페인에 입항한 국제 구호단체의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 호에 이어 난민정책을 둘러싼 유럽의 분열상을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을 받아왔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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