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문한 로스토프나도누 10여개 호텔서…당국 "발견된 폭발물 없어"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김정은 기자 = 러시아가 월드컵을 치르는 도시 가운데 한 곳인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의 여러 호텔에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 전화가 걸려와 투숙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러시아 현지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저녁 정체불명의 한 남성이 경찰 신고 전화로 로스토프나도누의 11개 호텔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로스토프나도누에 인접한 도시 악사이에서도 유사한 전화가 걸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대테러 전문요원들을 출동시켜 투숙객들을 대피시키고 폭발물 탐지에 나섰으나 어느 곳에서도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로스토프나도누의 16개 시설물에서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통신에 현지 경찰이 폭탄 위협 때문에 로스토프나도누의 '토포스 콩그레스 호텔'(Topos Congress-Hotel)에서 사람들을 대피시켰으며, 탐지견이 호텔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보안 당국이 호텔 밖에서 사람들을 검문하는 모습도 보였으며, 거리에는 대피한 60명 정도의 투숙객과 응급차량도 있었다고 로이터는 소개했다.
이 호텔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한 공식 월드컵 호텔 중 하나로 대회를 취재하는 외국 기자들이 묵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직원은 이 호텔에 210명이 투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27일 새벽에도 로스토프나도누 여러 지역의 호텔들에서 경찰과 소방차들이 주변을 봉쇄하고 점검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로스토프나도누와 악사이의 시설물들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여러 건의 전화가 경찰로 걸려왔다"면서 "이에 경찰 요원들이 필요한 점검 조치를 취했지만 위험한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 모든 시설물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토프나도누는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11개 도시 가운데 하나로, 러시아가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에서 불과 67km 거리에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은 2014년부터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반군이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교전을 계속하고 있는 곳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로스토프나도누에서는 지금까지 조별리그 4개 경기가 펼쳐졌으며 다음 달 2일에는 16강 진출 팀 간 1개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한 F조 조별리그 한국-멕시코 경기도 지난 23일 이 도시에서 열렸다.
러시아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강력하고 안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홍보하고 싶어 하며, 러시아 당국은 이번 대회를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안전하게 치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러시아에선 지난해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관공서, 역사, 학교, 쇼핑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설물들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허위 신고 전화가 몇 달 동안 이어져 이용객들과 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막대한 재산 손실을 본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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