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흡연 구역 철거하고, 금연정책 홍보" 명령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한 여대생이 열차 내 금연을 요구하는 소송에서 이겨 중국 전역의 열차에서 금연 정책이 시행될 전망이라고 중국 신경보와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여대생 이 모 씨는 지난해 6월 수도 베이징에서 톈진(天津)으로 가는 보통열차에 탑승했다가 열차 내에서 흡연하는 사람들로 인해 기침 등에 시달려야 했다.
흡연자들은 열차 차량 접합부에 모여 담배를 피워댔고, 심지어 열차 승무원마저도 흡연을 즐겼다.
중국 내에서 고속철과 전철 등에서는 흡연이 금지되지만, 보통열차와 완행열차 등에는 아직 흡연 구역이 있다.
이 문제를 가만히 둬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이 씨는 열차 내에서 흡연을 금지한다는 열차 안전 규정을 내세워 국가철로국, 베이징 시, 톈진 시 등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들 당국은 자신들의 관할 범위가 아니라는 이유 등을 들어 이 씨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참다못한 이 씨는 자신이 탔던 열차를 운행하는 하얼빈(哈爾濱) 철로국에 전면적인 금연정책 시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베이징 법원에 제기했다.
이에 하얼빈 철로국은 "차량 접합부에서 흡연하는 것은 위법 행위가 아니며, 흡연자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하지만 지난 25일 법원은 하얼빈 철로국에 전면적인 금연정책을 요구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하얼빈 철로국이 열차 내 흡연 구역과 재떨이 등을 모두 철거하고, 금연정책을 승객들에게 홍보할 것을 명령했다.
명보 등은 법원의 이번 판결로 중국 전역의 열차에서 금연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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