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조도'부터 '삼인문년'까지…옛 그림 대거 나들이

입력 2018-06-27 17:58   수정 2018-06-27 20:32

'화조도'부터 '삼인문년'까지…옛 그림 대거 나들이

갤러리현대·현대화랑·두가헌갤러리서 대규모 민화전
DDP선 장승업과 두 제자 작업 조명한 '장승업×취화선' 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완연한 여름을 맞아 우리 옛 그림이 대거 나들이에 나섰다.
7월 4일부터 서울 종로구 소격동 갤러리현대에서는 꽃을 주제로 한 대규모 민화전이 열린다.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이보다 일주일 앞선 28일부터 오원 장승업(1843~1897)과 두 제자(조석진·안중식) 그림이 전시된다.



◇ "명품은 다 모았다"는 '민화, 현대를 만나다' 展
갤러리현대 전시 주인공은 19세기 후반부터 성행한 민화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장르인 화조도다.
갤러리현대와 현대화랑, 두가헌갤러리 세 공간에 사랑, 부귀영화, 행복 3개 주제에 따라 작품들이 나뉘어 전시된다.
현대화랑에는 화초영모병 등 아름다운 정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각종 동물을 담아낸 그림들이, 갤러리현대에는 강렬한 화려함을 자랑하는 모란도와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주는 화조도가 주로 걸린다. 두가헌갤러리에는 베개를 아름답게 장식한 베갯모 662점과 우리나라 최고 활옷을 비롯한 자수 작품이 여럿 놓였다.
출품작들은 민화를 민중의 그림, 그보다 더 나아가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의 작업으로 낮춰보는 인식을 바꿔놓기에 충분하다.

작품들은 화려한 색채와 매우 섬세한 표현에 이야깃거리도 풍부하다. 특히 패턴화한 꽃무늬 그림들은 마냥 옛 그림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다.
전시를 기획한 고연희 성균관대 교수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민화들의 내용도 구성도 독특하고 현대적이다"라면서 "여성이 발주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작품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우리가 민화를 낮춰보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민화가 (이런 인식으로) 회화사에서 전혀 건져내지지 못한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
야나기 무네요시가 표구 디자인 개념을 잡고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가 족자봉을 만든 일본민예관 소장 '연화모란도', 일본에 있는 우리나라 화조화 중 최고로 평가받는 '화조도' 등 일본 소재 명작도 여럿 나왔다.
공동 기획자인 정병모 경주대 교수는 "개인 소장자와 기관 중 괜찮다 하는 작품은 다 나왔다. 명품은 다 모았다"고 자부했다.
전시는 8월 19일까지. 성인 입장료 8천 원.



◇ "현대 동양화 시조" 장승업과 두 제자

28일 DDP 디자인박물관에서 개막하는 '조선 최후의 거장-장승업×취화선' 전은 혜원 신윤복·단원 김홍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승업과 두 제자 소림 조석진, 심전 안중식 작업을 함께 선보이는 자리다.
산수, 인물, 화조, 사군자 등 장승업이 손대지 않은 화과는 거의 없었다. 세 사람을 통틀어 총 56점이 나오는 이번 전시에도 다양한 주제를 담은 작품들이 포함됐다.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기암괴석 사이에서 세 노인이 대화하는 장면을 포착한 '삼인문년'이다. 서로 자신이 더 나이가 많다고 자랑하는 세 노인 곁에 반고와 상전벽해, 동방삭 등을 적절하게 배치했다.
탁현규 간송미술관 연구원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심전과 소림 손끝에서 장승업 화풍이 다음 세대로 연결됐고 그 제자들이 이상범과 노수현"이라면서 "장승업 그림을 현대 동양화 시조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설명했다.
탁 연구원은 "조선 절정기 못지않게 황혼기 마지막 화원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이 황혼기는 현대 동양화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장승업 작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간송미술문화재단과 서울디자인재단이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성인 입장료 1만 원.



ai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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