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력 불구 외국어 과목 학습자 갈수록 줄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초등 및 중등학교에서 외국어 과목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어를 공부하는 이들이 급격히 주는 가운데 그나마 스페인어를 배우는 이들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7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문화원은 1천500여 공립 및 사립 초등·중등학교 교사들을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언어과목 학습 경향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GCSE(중등교육 자격검정 시험)에서 언어 과목 응시자는 2017년 여름 기준 47%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응시자 중 3분의 1 정도만 C 등급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GCSE에 변화가 가해지면서 시험 자체가 어려워진 것도 있지만, 외국어에 대한 가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빈곤 지역에 위치한 공립학교에서, 여학생보다는 남학생 중에서 언어를 배우는 이들이 비율이 낮았다.
보고서는 학교 내에서 언어 과목의 인기가 감소하는 데 대해 언어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2016년 브렉시트(Brexit) 국민투표에서 EU를 떠나기로 하면서 공립 중등학교의 3분의 1가량에서는 언어 과목 학습과 관련한 학생들의 동기, 부모들의 태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언어별로도 희비가 엇갈렸다.
영국 대입 준비생들이 치는 과목별 상급시험인 'A-레벨'에서 프랑스어 응시자는 1997년 2만1천300여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8천300명으로 감소했다.
독일어 응시자는 3천300명에 불과했다.
다만 스페인어 응시자는 7천600명으로 이미 독일어를 추월한 데 이어 2020년까지 프랑스어 응시자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문화원의 비키 고프 학교 담당 자문관은 "스페인어는 다른 언어에 비해 배우기 쉽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영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휴양지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언어 커리큘럼 및 평가 전문가인 수잰 오패럴은 "진짜 우려되는 것은 가르치는 선생님도, 이용자들도 없는 독일어"라며 "스페인어가 부상하는 가운데 독일어는 종말의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