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고마운 마음에 눈물 났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 1위 독일에 사상 첫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안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후 하나같이 눈물을 쏟으며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독일과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김영권과 손흥민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같은 시각 스웨덴이 멕시코에 승리하면서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1승 2패 승점 3(골득실0)으로 독일(1승 2패 승점 3·골득실-2)을 제치고 조 3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후반 48분 손흥민의 코너킥 때 상대 수비수의 발에 맞고 흐른 공을 골대에 차넣은 김영권은 경기 후 그라운드 인터뷰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너무 잘했다"면서 "많이 준비했고, 고생한 만큼 결과가 잘 나와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4년 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번 월드컵 통해 조금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돌아보고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니 한국 축구 위해 희생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권에 이어 후반 51분 추가골을 넣은 손흥민도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잠긴 목소리로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선수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입을 떼고는 "16강은 못 갔지만, 의지는 확인했다. 마지막 경기 너무 멋있게 해준 선수, 코칭스태프, 그리고 응원해주신 국민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멕시코전에서 골을 넣고도 1-2 패배를 막지 못했던 손흥민은 라커룸에서 펑펑 울었다.
이날 역시 눈물을 보였지만, 그 의미는 달랐다.
손흥민은 "너무 고마운 마음에 (눈물 났다)"며 "제가 역할을 못 해 미안했다.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끝으로 "원하는 결과를 못 얻어 국민 기대에 많이 부족했던 걸 안다"면서 "밤마다, 새벽마다 응원해주신 팬 덕분에 마지막 경기 잘했다. 희망을 드린 것 같아 뿌듯하다"고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대회 내내 '야신' 부럽지 않은 신들린듯한 선방을 이어간 조현우도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국민 생각하며 후회 없이 뛰었다"면서 "경기에 앞서 (선수들끼리) 독일이 1위지만, 이기자고 했다. 국민이 응원해주니 후회 없이 하자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조현우는 인터뷰 때는 눈물을 보이지 않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경기 끝나고 저희가 (16강에) 올라갈 줄 알았는데, 떨어져서 아쉬워서 그랬다"고 했다.
끝으로 조현우는 "고생한 아내에게 고맙고, 온 대한민국 국민에게 감사하다"면서 "아시안게임도 있으니,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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