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 설문, 대다수는 "부당민원 시달리기 싫어 공권력 자제"…28일 대토론회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 지구대·파출소 경찰관 대부분은 공무 수행 중 모욕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지만, 민원에 시달리기 싫어서 공권력 행사를 자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5∼14일 지구대·파출소 경찰관 5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근무 중 폭행이나 모욕을 당한 경험이 20회 이상인 직원이 310명(59.5%)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회 미만 10회 이상은 66명(12.6%), 10회 미만 1회 이상은 141명(27%)이었고 없음은 4명(0%)에 불과했다.
피해 사례로 욕설이나 가벼운 신체접촉을 경험한 경찰관은 359명(68.9%), 부상·상처 등 신체적 피해를 본 경찰관은 160명(30.7%)으로 집계됐다.
신체적 피해를 보았을 때 대응 방법으로는 테이저건·수갑이나 체포술을 이용해 제압·입건이 230건(44%)으로 가장 많았고, 물리력 사용 없이 참고 넘어간 경우는 118건(22%), 강력 경고 후 훈방한 경우는 63건(12%)이었다.
욕설이나 가벼운 신체접촉은 참고 넘어간 경우가 232건(44%), 경고 후 훈방 197건(37%), 입건 등 법적 조치 48건(9%) 순이었다.
'출동 당시 현장 상황에 적합한 수준의 공권력을 행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96명(18.4%)에 불과했고, '미약한 수준의 공권력을 행사했다'는 422명(80.9%)이었다.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하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강압이 있었다는 등 부당한 민원 제기에 시달리기 싫어서'가 365명(70%)으로 가장 많았고, '감찰·인권위원회 조사 등에 시달리기 싫어서'가 331명(63%),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는 언론의 구설에 오르기 싫어서'가 183명(35%), '사건 업무처리 부담·번거로움'이 165명(31%)으로 조사됐다.
'상관으로부터 질책을 받거나 유별난 직원으로 비치기 싫어서'라고 응답한 경찰관도 100명(19%) 있었다.
울산경찰청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8일 본관 대강당에서 경찰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정당한 공권력 확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자로 교수, 법조인, 언론인, 인권단체 대표 등이 참석해 국민에 대한 공권력의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는 인권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지만, 경찰의 안전이 위협받으면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에 공감했다.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경찰이 어떠한 위험과 불법에도 법 집행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존중과 응원이 필요하다"라며 "이번 토론회로 경찰이 더욱 당당하게 현장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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