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율 51.4%→33.6%로 뚝…댐 발전 정지·유람선 운항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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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충북의 대표 관광지로 연간 150만명 안팎이 찾는 산막이옛길 선착장 인근.
펄이 쩍쩍 갈라진 채 민낯을 드러냈다.
괴산댐이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수위를 낮추면서 펄이 드러난 것은 댐이 생긴 1957년 이후 처음이다.
물이 쭉 빠진 호숫가에는 어른 주먹보다 훨씬 큰 수십 마리의 조개가 내리쬐는 뙤약볕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 널브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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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을 태우고 유유히 괴산호를 오가던 유람선은 밧줄에 묶인 채 선착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펄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가 이따금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오가는 이들의 코끝을 찔러 댔다.
괴산댐 홍수기(6월 21일∼9월 20일) 제한 수위 탄력적 운영에 따른 우려가 그대로 현실이 됐다.
홍수기 제한 수위 탄력적 운영은 충북도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최악의 홍수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용역 등을 통해 제안한 것이다.
충북도는 지난 18일 괴산군청에서 열린 괴산댐 제한 수위 관련 이해관계자 회의에서 수위를 크게 낮추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올해 시범 운영한 뒤 문제가 드러나면 개선하겠다"고 했다.
이 대책에 따라 괴산댐은 평상시에는 제한 수위를 133m 이하로 낮춘다. 예전 홍수기 제한 수위(134m)보다 1m 낮은 것이다.
호우특보나 태풍특보가 내려지면 이보다 3m를 더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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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내릴 때 댐 상류 지역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괴산댐은 충북도의 홍수기 제한 수위 탄력 운영 방침을 받아들여 지난 25일 오후 3시부터 수문을 열었다.
댐 측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초당 27t을, 오후 10시부터 그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초당 12t의 물을 흘려보냈다. 한때 초당 43t의 물을 방류하기도 했다.
지난 26∼27일 예보된 집중 호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발전소의 방류로 132.18m이던 댐 수위는 28일 오전 9시 현재 130.35m로 2m가량 낮아졌다.
51.4%이던 저수율은 33.6%까지 뚝 떨어졌다. 이 댐의 저수용량은 1천532만t이다.
괴산댐은 수위가 낮아지면서 발전을 중지했다. 괴산댐은 수위가 131.65m 이상일 때 발전할 수 있다.
상류 지역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해 물을 방류하자 괴산호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영농조합 측은 펄쩍 뛰고 있다.
당장 댐 수문을 닫아 수위를 높여달라고 아우성이다.
댐 수문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괴산호를 오가는 유람선은 지난 26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괴산호를 오가는 유람선은 조합 측이 운영하는 4척을 포함해 모두 6척이라고 선착장 매표소 관계자는 귀띔했다.
하지만 괴산댐은 방류를 멈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괴산댐 관계자는 "다음 주 초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유입량만큼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접안 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면 유람선을 운항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류 지역 주민들은 되레 수문을 더 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위를 128m 이하까지 낮춰야 상류 지역의 비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댐 입장에서 볼 때 조합과 상류 지역 주민 사이를 오가며 신의 한 수를 둬야 한다.
댐 관계자는 "유람선을 운영하는 조합은 물을 가둬 달라고 하고, 상류 지역 주민들은 물을 더 빼라고 요구해 난감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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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은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충북도가 댐 측에 홍수기 제한 수위 탄력 운영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괴산군은 "애초 한강 홍수통제소와 괴산댐, 군이 마련한 대로 홍수기 제한 수위를 133m로 낮추되 집중 호우가 내릴 때는 탄력적으로 수위를 조절,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 수문 개방에 따른 생태계 파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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