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투표서 결정될 듯…벨기에는 8월부터 시행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스위스 연방정부가 무슬림 여성의 복장인 부르카를 전면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 의견을 냈다고 공영 스위스인포가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부르카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단체들은 지난해 9월 국민투표 요건 10만 명을 넘긴 10만6천600명의 서명을 받아 법안을 제출했다.
스위스 연방정부는 성명에서 "얼굴을 모두 가리는 복장이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각 칸톤(州) 정부가 이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니 전면금지보다는 칸톤이 결정해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6개 칸톤으로 구성된 스위스는 지방자치, 직접 민주주의의 전통이 강해 국방, 외교, 교육 등의 사안이 아니면 중앙정부가 개입하는 일은 드물다. 시민권, 비자 발급조차도 주 정부 관할이다.
부르카 전면 금지법안은 국민투표 요건을 갖췄기 때문에 의견 수렴을 거쳐 투표로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연방정부는 아직 부르카 금지법안의 투표 날짜와 법안명을 정하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금지하는 '부르카 금지법'이 빠르게 시행되고 있다.
네덜란드 의회는 26일 정부 건물에서 부르카, 니캅을 착용하면 벌금 400유로(52만원)를 부과하는 법을 가결했고, 벨기에도 8월부터 공공장소 부르카 금지법을 시행한다.
프랑스는 2010년 이미 부르카 착용 금지법을 제정했고, 오스트리아는 작년 10월부터 부르카뿐 아니라 마스크 착용도 금지하는 사회통합법을 시행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이탈리아어를 쓰는 티치노 칸톤만 유일하게 부르카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올 1월 여론조사 때는 스위스 유권자 76%가 부르카 전면 금지법안에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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