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놓으랬더니 전세 놓고 보증금 챙겨 도박한 공인중개사 구속

입력 2018-07-02 12:00   수정 2018-07-02 14:23

월세 놓으랬더니 전세 놓고 보증금 챙겨 도박한 공인중개사 구속

아파트 등 13곳 전세보증금 34억 가로채…"임차인 보증금도 못받고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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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수서경찰서는 건물주 등 임대인들로부터 월세 계약을 위임받은 뒤 실제로는 전세를 놓아 보증금 34억여원을 가로챈 공인중개사 김모(46)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및 행사 등 혐의로 구속됐다.
김씨는 2015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강남구에서 임대인 12명에게 빌라와 아파트 13곳에 대한 월세 계약을 위임받고 실제로는 임차인 13명에게 전세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임대인들이 해외나 지방에 거주하는 점을 이용해, 월세 계약에 대한 전속 관리계약을 맺은 후 해당 빌라와 아파트에 전세를 놨다.
임차인들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으로 임대인들에게는 매달 월세를 보내주면서, 임차인들에게는 전세 담보 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해 범행을 장기간 숨겼다.
그는 전세보증금으로 받은 34억여원은 대부분 도박 등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김씨에게 사기를 당한 셈이라 최대 5억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되돌려받을 데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임대인들은 임차인들에게 나갈 것을 요구할 전망이라, 임차인들은 이사까지 가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찰은 "부동산 계약 위임을 받은 공인중개사와 계약할 경우 위임장 등 관련 서류를 꼭 확인하고, 임대인과 전화라도 해서 계약사항을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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