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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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도(道)를 응집하고 성인으로 거듭나는 일의 핵심과 품성의 토대를 다져 바른 정치와 경영을 기약하는 일의 원천이 여기 모두 구비돼 있습니다."
퇴계 이황(1501∼1570)은 1568년 벼슬에서 물러나면서 열여섯 살 어린 임금인 선조(재위 1567∼1608)에게 '성학십도'(聖學十圖)라는 책을 올렸다.
성학십도는 구원의 도정을 열 장 그림에 담았다는 의미. 퇴계는 선조가 성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성리학에서 핵심이 될 만한 내용을 응축해 담았다.
동양철학부터 조선 유학, 불교 금강경까지 다양한 주제로 책을 쓴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펴낸 신간 '성학십도, 자기 구원의 가이드맵'은 성학십도 번역서이자 해설서다.
성학십도 번역본은 이미 여러 권이 나왔다. 한 교수는 이를 고려한 듯 책을 단순히 번역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의 기원을 설명한 첫 번째 그림인 태극(太極)부터 선비가 따라야 할 일과를 논한 마지막 그림 숙흥야매잠(夙興夜寐箴)까지 원문, 한문에 조사와 어미를 붙인 현토(懸吐), 번역을 차례로 실었다. 번역 뒤에는 원문과 비교해 방대한 주석과 해설을 첨부했다.
한 교수는 세 단계에 걸친 번역 과정을 상세히 소개한 데 대해 "안개에 가린 산의 모습을 그려주고, 소의 겉모습만 보이는 눈에 내부 근육과 골격, 살과 피를 생생하게 드러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교는 규범을 강요하는 윤리학이 아니고, 자기 속 자연을 존중하며 개인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미학에 가깝다"고 주장하면서 두려운 마음을 버리고 성학십도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책 뒤쪽에는 한중연 장서각이 소장한 성학십도 목판본을 영인해 수록했다. 연암 박지원의 팔촌형이자 화평옹주와 혼인한 박명원(1725∼1790)이 장인 영조에게서 직접 받은 책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출판부. 852쪽. 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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