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 정상회담으론 처음…"양자 관계 개선 및 국제 현안 등 논의 예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달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러 크렘린궁과 미 백악관이 28일(현지시간) 함께 발표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과 백악관은 이날 "합의에 따라 7월 16일 헬싱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전하면서 "회담에선 미·러 양국 관계 발전의 현 상황 및 전망과 국제 현안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현안으론 한반도 비핵화 협상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러 양국 정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1월 이후 다자회담 등을 통해 몇 차례 짧은 접촉을 한 적은 있지만, 별도의 공식회담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헬싱키 회담은 트럼프와 푸틴 대통령의 첫 별도 정상회담이 된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전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푸틴 대통령을 예방해 미·러 정상회담 문제를 조율했다.
볼턴은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개인적 직접 만남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이익이 되며 전 세계 평화 및 안보 강화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번 만남에서 어떤 구체적 결과를 기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양국 지도자 간의 공식회담이 오랫동안 없었기 때문이다"면서 "정상회담 개최 자체가 이미 결과"라고 강조했다.
미·러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데 이어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고, 시리아내전 사태를 두고도 서로 대립하면서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미·러 관계 개선을 주장했으나,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 등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발목이 잡히면서 취임 후 자신의 주장을 펼칠 추동력을 얻지 못했다.
그러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이달 초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크림 병합 이후 주요 8개국(G8)에서 축출된 러시아를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고 제안하는 등 미·러 관계 개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전날 푸틴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 간 면담 뒤 미·러 정상이 회담 후 두 나라 관계 개선과 국제무대에서의 공조, 국제 안보 확보 등의 분야에서 향후 행보를 규정한 공동 성명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러 정상회담은 오랫동안 계획됐고 이는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에도 양자 관계 차원에서 큰 의미를 지니며 동시에 모든 국제 정세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회담은 이번 여름의 주요 국제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YNAPHOTO path='AKR20180628185153080_01_i.jpg' id='AKR20180628185153080_0101' title='' caption='다자회담에서 회동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 <br>프 미국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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