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결정자와 근접성, 신속한 정책 결정이 투자의 장점"
(룩셈부르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룩셈부르크 정부에서 무역·투자진흥을 담당하는 다니엘 다크루즈 국장은 외국인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는 룩셈부르크에 IT분야 등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 젊은이들이 취업에 도전하면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유럽의 강소국인 룩셈부르크는 정책결정자와 투자기업 간의 물리적, 정서적 거리가 가깝고, 투자기업을 돕는 데 필요한 정책을 결정할 때 유럽연합(EU)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 신속하게 조치한다며 한국 기업의 투자 확대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다크루즈 국장은 지난 25일 룩셈부르크 경제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룩셈부르크와 한국은 그동안 경제관계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앞으로 발전시켜 나갈 잠재력이 더 크다"고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다크루즈 국장과 가진 일문일답.
--룩셈부르크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부유한 나라이지만 한국에는 별로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 룩셈부르크는 면적이 2천600㎢(제주도의 1.4배)이고 인구도 60만 명이 안 되는 작은 나라다. 흥미로운 것은 인구의 48%가 외국인 출신이다. 그래서 외국인과 외국자본에 개방적이고, 다문화적인 사회이며 역동적이고 삶의 수준도 높다. 룩셈부르크는 이런 자산을 지키고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한국과 룩셈부르크의 경제관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양국은 그동안 교역 통계상으로 증감이 있었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이 더 크다고 본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발전시켜 나갈 영역들이 있다.
삼화스틸과 두산전자 등 룩셈부르크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보여준 성과에 대해 만족하지만, 양측이 모두 이익을 얻도록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 한국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룩셈부르크 정부는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나.
▲룩셈부르크 정부가 최우선을 두고 있는 핵심적인 정책은 기업들의 요구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기업이 더 혁신적으로 되도록 돕는 것이다. 룩셈부르크 정부는 기업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기업 하기 좋은 에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비자 프로그램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비(非) EU 회원국의 국민이 여기에 와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동허가증(work permit)이나 취업비자 받기가 다른 나라에 비해 용이하다.
--세제혜택과 같은 구체적인 지원책은 없나.
▲구체적인 지원책은 어느 분야에 투자하느냐에 달렸다. 세제혜택의 경우 투자의 우선적인 기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투자기업에 제공하는 전체 제안 가운데 하나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투자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책에 대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도록 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비지니스 프렌드리(친기업)' 환경을 갖고 있다.
정책결정자들이 투자기업과 매우 가까이 있다.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고위정책결정자들이 EU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신속하게 결정해준다. 많은 외국인 기업들이 우리에게 감사하는 부분이 이런 점이다.
우리는 매우 실용적인 관료주의를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문제를 실용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투자기업이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이 세제에 관한 것이든, 소셜 시큐리티에 관한 문제이든 해법을 찾으려면 정부 내에서 누구를 접촉해야 하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잘 안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장점이다.
--룩셈부르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정확하게 전체 노동자의 73%가 룩셈부르크 출신이 아닌 외국인이다. EU 출신 외국인이 69%이고, 비 EU 회원국 출신은 4%다. 그래서 다문화적이고 다언어 사회다. 공식 언어로 룩셈부르크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3가지가 사용되지만, 영어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룩셈부르크에 생활하면 좋은 점은 뭔가.
▲우선 위치가 좋다. 룩셈부르크에서 비행기를 타면 런던, 파리, 밀라노, 베를린 등 지역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안전하고 치안도 좋다. 다이나믹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각종 스포츠나 레저 활동도 많이 즐길 수 있고, 휴식을 취하기도 좋다.
--룩셈부르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한국인들이 있는데, 어떤 영역이 유망한가.
▲ 우리는 디지털라이제이션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혁신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분야에 재능있고, 의욕적인 젊은이들이 와서 취업에 도전하면 환영받을 것이다.
또 룩셈부르크는 보건의료분야에서 간호사나 특정 분야의 의사들이 더 필요하다. 이에 따라 고급 보건의료인력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메디컬 케어를 발전시키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하고 있어 보건의료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한국은 좋은 협력대상이 될 것이다.
금융업도 여전히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축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핀테크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어 이 부분의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도 문을 열었다.
--다른 나라의 경우 노동허가증을 받기 어려워 취업에 제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노동허가증과 관련해 비EU 회원국 또는 국가별 쿼터가 없다. 우리는 해외 노동력 유치를 위해 비자 발급에 있어서도 적극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정기적으로 기업이나 외국 대사관과 접촉해서 어떤 분야에서 누가 노동허가가 필요한지 알아보고 조언도 한다. 노동허가나 학생비자 발급받는 게 어렵지 않다.
--룩셈부르크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한국 젊은이들이 여기서 일하기를 원한다면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엔지니어링, ICT 분야와 같은 특수한 분야에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으면 다양한 취업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일하고 배우겠다는 강한 동기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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