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무원 싱크탱크 "'중국경제가 미국 능가했다'…위험한 생각"

입력 2018-06-29 11:24  

中 국무원 싱크탱크 "'중국경제가 미국 능가했다'…위험한 생각"
내부서 자성 목소리 나와…"중국이 무역전쟁 빌미 제공"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이 확전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내부에서 무역전쟁 빌미를 중국이 제공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9일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 보도에 따르면 자오진핑(趙晉平)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대외경제연구부 부장은 최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해외망이 주최한 연구토론회에 참석, 중국 경제가 미국을 넘어서 세계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중국의 발전수준에 대한 객관적 인식이 결여된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발전연구중심은 중국 국무원 직속 싱크탱크로, 국무원의 정책연구와 자문을 담당하는 기구다.
자오 부장은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은 세계가 주목할만한 중요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발전수준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에서 중국 경제가 미국을 뛰어넘어 세계 제일이며 세계의 '라오다'(老大.큰형님)가 할 일을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객관적 현실 인식이 결여된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천600 달러로 세계 71위에 그쳐 세계평균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이는 중국과 선진국간 격차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오 부장은 또 중국의 대외개방 폭과 심도, 강도는 여전히 불충분하다면서 중국이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서방 요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중국 경제의 질적 발전을 위한 필연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인터넷에서 논란을 불렀다.
지지자들은 미국을 빗대 말라죽은 낙타라도 말보다 크다면서 중국이 환상을 버리고 머리를 숙여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한다고 강조한 반면 반대론자들은 중국의 수백개 공업제품 생산량이 세계 제일이며 전체적으로 경제 실력이 미국을 능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 류야둥(劉亞東) 편집장도 지난 21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 참석해 중국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을 곧 따라잡는다는 착각에 빠져 있다며 이러한 착각이 무역분쟁의 한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류 편집장은 "우리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미국 등 선진국들과 중국 사이의 커다란 격차를 문제가 아닌 '상식'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중국의 성취를 과장하고 이를 통해 지도부와 대중을 속이려고 할 때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류 편집장은 "중국의 기술적 성취와 잠재력에 대한 이러한 과장은 최근 많은 서구 국가의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밝혀 미중 무역갈등의 원인이 상당 부분 중국 자신에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5년 동안 거둔 성과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대단한 우리나라'(려<力없는勵>害了, 我的國)를 상영하며 치적을 홍보했지만 미중 무역전쟁을 계기로 '애국주의 선전'이 야기하는 부작용에 대한 반성이 가시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ZTE(중싱<中興>통신)에 대한 제재가 정작 중요한 핵심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는 중국의 반성을 촉발한 면이 있다.
또 중국 관영 매체와 연구원에서 이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 과도하게 확전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중국 지도부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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