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연합뉴스와 통일부가 공동 개최한 '2018 한반도평화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2018년이 분단체제와 동북아 냉전의 해체가 시작된 원년으로 훗날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정상들 간 합의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을 놓았다면, 이제부터는 가능한 일들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감으로써 신뢰의 토대를 다져 나갈 차례"라며 "올가을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제도화 단계에 올려세울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성과들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기조연설문 요약
『남북관계는 2018년 첫날부터 전례 없는 속도로 진전됐다. 군사, 인도, 체육, 경제 등 남북관계의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회담이 연이어 개최되고 있고 남북대화가 속도감 있게 체계를 잡아 나가고 있다.
남북은 지난주에 실시한 시설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개보수 공사에 착수하고, 남북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들을 확정하여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정식 개소할 예정이다.
11년 만에 마주앉은 남북 군 당국은 '6·4 합의' 복원을 통한 서해 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에 합의했다.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의 기본 통로인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도 완전히 복구하기로 했다. 남북 정상이 합의한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와 관련하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체육회담 합의에 따라 다음 주 평양에서 열릴 통일농구대회는 평화 통일의 원칙을 최초로 선언한 7·4 공동성명을 남북이 함께 기념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남북은 아시안게임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에도 합의했다. 두 대회 모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준비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
6월 22일에는 금강산에서 적십자회담이 열려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일정을 확정했다. 이번 회담에서 이산가족 분들과 국민의 기대를 모두 채워 드리지는 못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근본적인 해결 필요성에는 남북의 생각이 일치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앞으로 남북은 이산가족들의 전면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고향 방문과 성묘 등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계속 논의할 것이다. 상봉 인원의 확대와 정례화, 상봉방식의 개선도 북측과 계속 협의할 것이다.
6월 26일과 28일에는 철도·도로협력 분과회담이 열렸다. 남북은 우선 공동조사단을 꾸려서 철도는 7월, 도로는 8월에 공동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다.
내주 7월 4일에는 산림협력 분과회담도 열리게 된다. 남북은 공동의 자산인 한반도의 산림과 환경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남북한 간의 경제협력에 대해서 기대가 높은 만큼 우려하는 말씀도 많이 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비핵화를 위한 국제공조에 발맞추어 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여건이 조성되면 언제라도 협력사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하여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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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합의하고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확인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정착 과정도 시작되었다. 반세기가 넘게 적대해 온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최초로 만나서 평화를 약속하고, 후속 협의까지 합의했다.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 한반도 비핵화·평화 프로세스는 상호 선순환의 궤도에 올라섰다.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 데 이어서 북부 핵실험장도 선제적으로 폐기했다. 한국과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유예했다.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위한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북한을 대화 상대방으로 인정했다. 북한은 미국에 대한 비방을 멈추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군 유해 송환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고위당국자 간 후속 협의도 준비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북미가 다시금 마주앉아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 방안을 구체화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시작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정부는 북한과 미국 간의 합의가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북한과 미국, 모든 주변국, 전체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의 진전이 지금의 상황을 끌어냈듯이, 앞으로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필요하다면 남북관계 차원의 노력을 통해 협상을 촉진해 나갈 것이다.
정상들 간의 합의를 통해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을 놓았다면, 이제부터는 가능한 일들부터 하나하나 실천해 나감으로써 신뢰의 토대를 다져 나갈 차례이다. 올가을 평양에서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제도화 단계에 올려세울 수 있도록 크고 작은 성과들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야 한다. 앞으로 민간과 지자체 차원의 남북 교류협력이 활발하게 진행되도록 당국 차원에서 필요한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오늘 심포지엄을 주최해 주신 연합뉴스를 비롯해 많은 언론사 또한 북한 언론과의 교류를 희망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남북 언론사들이 빠르고 정확한 소통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에 앞장설 수 있도록 정부도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적극적으로 돕도록 하겠다.
한반도의 6월은 전쟁의 뼈아픈 고통과 평화의 희망이 공존하는 시기이다. 218년이 분단체제와 동북아 냉전의 해체가 시작된 원년으로 훗날의 역사에 기록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
[평화심포지엄] 조명균 "北美 후속협의 준비…곧 평화프로세스 시작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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