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전 설립한 산터우대 졸업식서 연설…졸업생·재학생 환호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지난달 경영에서 손을 뗀 홍콩 최고의 갑부 리카싱(李嘉誠)이 설립을 주도하고 1조4천억 원이나 기부한 중국 한 대학의 명예 이사장직에서도 물러났다.
리카싱은 29일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자신이 맡고 있던 이 대학의 명예 이사장직 사임을 발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 홍콩 매체들이 보도했다.
산터우는 리카싱이 홍콩으로 이주하기 전 살았던 곳이며, 그는 1981년 거액을 기부해 산터우 대학을 설립했다.
리카싱이 지금까지 산터우대 기부한 돈은 100억 홍콩달러(약 1조4천억 원)에 달한다.
리카싱은 졸업식 연설에서 "38년 전 이곳은 불모의 땅이었다"면서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으로 대학을 설립했던 당시를 회고했다.
리카싱은 대학 설립과 운영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하면서 이날부터 산터우대 명예 이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리카싱은 교육지원이라는 평생의 사명을 둘째 아들인 리처드 리(李澤楷)에게 넘기겠다고 말했다.
졸업식에 참석한 교직원과 졸업생, 재학생들은 리카싱의 연설에 열띤 박수를 보냈으며, 리카싱은 마치 록스타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리카싱은 해마다 산터우대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을 해왔다.
다음 달로 만 90세를 맞는 리카싱은 90세가 되기 전 은퇴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는 지난달 청쿵 허치슨 홀딩스(長江和記實業)와 청쿵 에셋 홀딩스 회장직을 장남 빅터 리(李澤鉅)에게 넘겨주고 물러났다.
대신 그는 리카싱 기금의 자선 및 기부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홍콩 최고의 갑부인 리카싱은 지난해 포브스 선정 세계 부호 순위 23위에 올랐다.
리카싱은 12살 때 부모를 따라 홍콩으로 건너와 1950년 플라스틱 조화를 제조하는 청쿵 공업을 창업하면서 거부의 발판을 마련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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