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강자 한투증권의 특급 비결은 CEO 모임 '진우회'

입력 2018-07-02 06:09  

IPO 강자 한투증권의 특급 비결은 CEO 모임 '진우회'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눈에 띄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상장·비상장사 최고경영자(CEO) 모임인 '진우회'(眞友會)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년(작년 7월∼올해 6월) 동안 코스피·코스닥시장의 기업공개(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 포함) 13건을 주관했다.
같은 기간 12건을 주관한 미래에셋대우나 7건의 대신증권[003540], 5건의 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의 IPO 실적을 앞서는 기록이다.
공모금액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한투증권은 6천442억원으로 2위다. 미래에셋대우[006800]가 공모규모 1조원의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등 '대어급' 상장을 주관한 덕분에 공모액은 1조9천50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공모액 3위와 4위는 각각 대신증권(3천억원)과 NH투자증권[005940](2천424억원)이다.
한투증권은 종종 지적받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서도 올해는 부담을 다소 덜었다. 예컨대 한투증권이 최근 상장을 주관한 세종메디칼[258830]의 경우 지난 6월 29일 현재 주가는 1만7천200원으로 공모가(1만5천원)보다 14.67% 올랐고 앞서 코스닥에 상장된 제노레이[122310](1.96%), 케어랩스[263700](39.00%), 엔지켐생명과학[183490](51.79%) 등도 공모가 대비 양호한 수익률를 내고 있다.
그 결과 코스닥협회는 "코스닥시장 IPO에서 최우수 실적을 냈다"며 한국투자증권에 '최우수대표주관사상'을 최근 수여하기도 했다.
이런 성과에 '진우회'의 기여가 컸다는 게 한투증권의 귀띔이다.
진우회는 한투증권의 한 축인 동원증권에서 2004년 만들어진 벤처기업 등 비상장 중소기업 CEO 친목 모임이다.
벤처기업 CEO들은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기업 재무구조나 자금조달 등에 대해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사업을 확장하려면 인맥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한투증권의 소개로 진우회에 소속된 CEO들은 증권사가 주도한 모임·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자연스럽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잠재적 고객인 우량 비상장사 CEO와 미리 돈독한 관계를 쌓아 둠으로써 상장 주관 등 각종 기업금융 계약을 따내는 데에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임플란트 전문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048260], 내비게이션 기업인 팅크웨어[084730], 지문인식 전문기업인 슈프리마[236200] 등이 진우회를 거쳤고 최근 상장한 제노레이, 덕우전자[263600], 유티아이[179900]까지 총 80여개의 상장사가 진우회 출신이라고 한투증권 측은 설명했다.
그러나 한투증권은 작년 11월 기준 진우회 소속 CEO가 300여명 수준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업체의 경영자들이 참여하는지, 최근 회원 수는 몇 명인지 등 자세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기밀로 취급하는 분위기다.
한투증권은 "당장 상장을 원해 시장에 나온 기업보다는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발굴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IPO나 증자, 직접투자 등을 함께 하는 파트너가 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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