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는 국경, 뒤에는 폭격…"시리아 남서부 피란민 12만명"

입력 2018-06-29 22:59  

앞에는 국경, 뒤에는 폭격…"시리아 남서부 피란민 12만명"
내전 감시단체 보고…요르단·이스라엘 모두 "피란민에 국경 안 연다"
국영 매체 "다라州 동쪽지역 장악"…유엔 "동구타 참상 재현 우려"
19일 이래 민간인 사망자 수 100명 육박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시리아 남서부에서 피란길에 오른 주민 수만명이 정부군의 폭격과 닫힌 국경 사이에서 오도가도 못한 채 불안에 떨고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 다라주(州) 일대에서 시리아·러시아군의 폭격을 피해 이달 19일 이래 12만명이 이동했다고 29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보고했다.
민간인 사망자 수는 100명에 육박했다.



시리아 반군 지역 민간 구조대 '시리아민방위', 즉 '하얀헬멧'도 피란민의 수가 12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최근 유엔은 시리아군의 다라 공세로 주변 지역에서 피란민 6만명이 발생했다고 파악했다.
다라 일대에는 약 75만명이 산다.
피란민들은 요르단쪽 또는 이스라엘쪽 국경으로 밀려들었다.
이들은 변변한 거처도 없이 허허벌판 위에 카펫이나 방수포로 차린 조악한 캠프에서 구호품에 의지해 하루하루 버티며 불안에 떨고 있다.



남쪽으로 도망한 피란민 앞에는 요르단 국경이, 서쪽에는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이 막아섰다.
두 나라 모두 국경을 굳게 걸어 잠근 채 난민의 월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미 시리아 난민 65만∼130만명을 받아 재정난에 허덕이는 요르단은 더는 난민을 받지 않는다고 국제사회에 여러 차례 선언했다.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우리는 언제든 민간인, 여성, 어린이에게 인도주의 구호를 기꺼이 제공할 것이지만, 시리아 난민은 우리 영토에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스라엘군은 간밤에 국경 지역 피란민 캠프에 구호품을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는 다라 반군 조직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국경 매체는 시리아군이 다라 동부 여러 곳을 장악했으며 반군 조직이 잇달아 투항했다고 보도했다.
다라의 반군 조직은 약 3만명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요르단 또는 미국으로부터 훈련 지원을 받은 병력이다.
소수 대형 조직이 도시를 통제한 동(東)구타나 알레포와 달리 다라에는 군소 조직이 난립해 단일 대오로 항전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하는 형국이다.
한 반군 조직 지휘관은 로이터통신에 "동부 전선은 무너졌지만 다라 도심 최전선은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유엔 인권분야 대변인 리즈 트로셀은 "동구타에서 목도한 유혈사태와 고초가 재현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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