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일부지역, 가짜뉴스 폭력사태에 '인터넷 차단' 극약처방

입력 2018-06-30 09:49  

인도 일부지역, 가짜뉴스 폭력사태에 '인터넷 차단' 극약처방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가짜뉴스로 인한 폭력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인도 일부지역에서 인터넷 접속 차단이라는 극약 처방을 동원했다.
30일 현지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 동북부 트리푸라 주는 전날부터 48시간 동안 지역 내 인터넷 접속과 휴대전화 메시징 서비스를 전면 차단했다.
현지 경찰 당국자는 "당국의 이러한 조치는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지난 한 달여간 왓츠앱 등을 통해 유포된 가짜뉴스에 선동된 폭도가 외지인을 집단폭행해 살해하는 사건이 빈발해 최소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트리푸라 주에서는 28일 하루에만 3명이 숨졌고, 이중 한 명은 경찰에 고용돼 확성기를 들고 가짜뉴스 확산 방지 캠페인을 벌이던 남성이었다.
그가 집단폭행 대상이 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서(西) 트리푸라 지역을 지나던 우타르프라데시 주 출신의 상인 4명이었다.
상인들은 길가에 잠시 차를 댔다가 아동납치범으로 몰리는 바람에 수백명의 폭도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이들은 군기지로 대피했지만, 폭도는 경고사격을 무시한 채 밀고 들어와 상인 1명을 살해하고 나머지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이 과정에서 군인 한 명도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시각 같은 지역에서는 외지인이면서도 마을을 둘러본다는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신원불명의 40대 여성을 폭행해 살해했다.
가해자들은 "아동 유괴범에게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치면서 피해자를 마을 곳곳으로 끌고 다니며 곤봉 등으로 마구 때렸다고 경찰 당국자는 설명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불러 조사했지만 체포된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리푸라주 주총리인 비플랍 뎁은 정적들이 정권교체 명분을 만들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뜨려 혼란을 조성했다며 경찰에 강경대응을 촉구했다.
인도 당국은 종교·계급 갈등 등으로 인한 소요 사태가 벌어질 때면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조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인도 인구는 13억5천만명으로 중국(14억명)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으며, 4억7천800만명이 스마트폰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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