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난민 가린다'… 권칠승, 난민법 개정안 발의

입력 2018-07-01 08:30  

'가짜난민 가린다'… 권칠승, 난민법 개정안 발의
난민 심사 전 심사 회부 판단에 적용할 기준 제시
예멘인 난민 신청 급증으로 '입법 트렌드'도 바뀔 듯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난민 심사 전반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난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일 밝혔다.
정부가 제주에서 급증한 예멘인 난민 신청과 관련해 지난달 29일 법 제도 보완을 약속한 가운데 여당 의원이 발의한 첫 난민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난민 신청자가 특정 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법무부 장관이 그를 난민 심사에 회부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개정안이 열거한 기준은 ▲ 대한민국의 안전 또는 사회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 거짓 서류를 제출하는 등 사실을 은폐한 경우 ▲ 사정 변경 없이 반복해 난민 인정을 받으려는 경우 ▲ 오로지 경제적인 이유로 난민 인정을 받으려는 경우 등이다.
현행법은 19조에서 법무부 장관이 난민 불인정 결정을 하는 기준을 열거하고 있으나, 난민 심사 회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은 따로 두지 않았다.
이에 따라 난민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공항이나 항만에서 곧바로 추방되는 경우뿐 아니라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할 사유가 있는데도 일단 난민 심사에 회부되고 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난민 신청자 4만470명 가운데 2만361명이 심사를 받았으며, 이 중 839명(신청자의 2.1%)이 난민으로 인정 받았다.
권 의원은 이번에 발의한 법안을 '난민 신청 남용 방지법'이라고 명명했다.



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제사회와 공동 번영을 원하는 국가라면 박해받는 난민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면서도 "'진짜 난민'을 가려낼 수 있어야 박해받는 난민도 포용할 수 있고, 이들에 대한 편견도 불식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난민 논란은 우리 난민 정책을 성찰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력과 경제력에 걸맞은 정책 운용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대 국회 들어 현재까지 발의된 난민법 개정안은 모두 5건으로, 대부분 난민의 처우 개선과 권리 보장을 위한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난민을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는 최근 여론과는 거리가 있다.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2016년 6월 "난민 보호 정책의 선진국가로서 위상을 드높이자"며 정부가 5년마다 난민 지원을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집행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하는 규정을 제안했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그해 8월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인도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판정돼 국내 체류 자격을 얻은 사람에게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한 국회 보좌관은 통화에서 "난민 신청자가 매년 급격히 늘면서 여론도 악화한 것 같다"며 "난민 보호보다 엄격한 심사 쪽에 무게를 둔 법안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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