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출판 시작…2022년 완역 목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한국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박경리(1926~2008)의 대하소설 '토지'의 일본어판 출판기념회가 30일 오후 도쿄(東京) 신주쿠(新宿)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열렸다.
'토지' 일본어판은 이미 2016년부터 번역 출판돼 현재 제2부 6권까지 발행됐지만, 일본에서 출판기념회가 따로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어판 발간 작업을 하는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 대표는 이날 기념회에서 "'다음 책은 언제 나오느냐'는 전화를 받을 때 정말 책 내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향후에도 이어질 출판에 대한 결의를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대표는 20권의 '토지' 일본어판을 매년 2~3권씩 꾸준히 내서 2022년 완역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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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의 외동딸인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도 자리를 함께해 "한국도 출판시장이 어려운데 이렇게 일본에서 토지가 번역 출판돼 고마운 생각이 든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교 내에 박경리 동상이 세워졌고 러시아 10여 개 대학에서 박경리 문학에 대한 강좌가 개설됐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박경리 문학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가족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한국전쟁 이후 절망의 세월을 홀로 버틴 '어머니 박경리'의 삶을 이야기한 뒤 "그런 역경이 없었다면 '박경리 문학'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일본에 와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며 "일본이 남북이 통일되는 데 성심을 다해 역할을 다 해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앞으로 긴 여정이 남은 만큼 번역자를 비롯해 모든 관계자를 격려하고 응원한다는 의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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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을 외국에 알리는 데는 실력 있는 현지 번역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번역가 요시카와 나기 씨는 "이 작품의 표현이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역시 번역가인 시미즈 지사코 씨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에서 인기 있는 작품임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자리를 함께한 한 여성 독자는 '토지' 일본어판에 대해 "읽기 쉽고 등장인물에 호감이 간다"며 "앞으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현환 도쿄 한국문화원장은 "문학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예술에는 국경이 없다고 한다"며 "일본인들이 문학을 통해 한국에 대해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는 재일동포 소설가인 김석범, 일본어판 '토지'의 감수자로 참여한 김정출 청구학원 이사장도 참석했으며 한국 문학에 관심 있는 일본인 등 8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한국의 판소리 공연, 첼로와 기타로 들려주는 '고향의 봄'과 '아리랑' 연주도 이어졌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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