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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4)가 '무관의 제왕' 리오넬 메시(31)에게 대표팀에서 계속 활약해달라고 촉구했다.
아르헨티나는 1일(한국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 16강에서 만 20세가 안 된 무서운 10대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를 앞세운 프랑스에 3-4로 패했다.
1986년 멕시코 대회 우승 이래 32년 만에 세 번째 별을 유니폼에 새기려던 아르헨티나의 도전도 막을 내렸다.
마스체라노는 16강 탈락 이후 젊은 선수들에게 길을 터주겠다며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메시는 이후 거취에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 인터넷판 기사에 따르면, 마스체라노는 16강전 패배로 극도의 실망감에 빠진 메시가 성급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격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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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체라노는 메시와 이번 시즌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바르셀로나에서 8년간 한솥밥을 먹어 각별한 사이다.
월드컵 16강 이후 단판대결에서 지금껏 단 한 골도 넣지 못한 메시는 유독 국가대표팀과 좋은 인연을 잇지 못했다.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4차례 월드컵에서 축배를 들지 못했다. 남미축구선수권대회인 코파 아메리카에서도 세 차례 준우승에 머물렀다.
바르셀로나에서 숱한 우승을 거머쥐고 세계 최고 축구 선수가 받는 발롱도르를 5번이나 수상한 에이스답지 않은 이력이다.
소속팀보다 대표팀에서 부진한 성적, 이에 따른 팬들의 비판으로 큰 압박에 시달린 메시는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 직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가 아르헨티나 국민의 만류로 복귀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관의 제왕'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마스체라노는 "메시가 대표팀에 계속 남아있고자 열망하기를, 그리고 모두가 메시를 혼자 있게 내버려두기를 희망한다"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만큼 국제 축구대회에서 압박을 느끼는 이들은 없다"고 했다.
이어 "지금 메시는 평정심을 찾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야 한다"면서 "메시가 축구를 관뒀을 때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였는지 누구나 알 수 있으므로 메시는 계속 축구를 해야 한다"며 그를 위로하고 거듭 대표팀 은퇴를 말렸다.
또 다른 동료 세르히오 아궤로(30)도 메시가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면서 "우리 모두 패배로 상처받았지만, 특히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마다 모든 부담을 어깨에 진 메시가 가장 상처받았다"고 전했다.
메시의 나이를 고려할 때 사실상 그의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기에 메시의 거취는 한동안 화제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역시 16강에서 패해 짐을 싼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산투스 대표팀 감독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는 아직 축구로 기여할 게 많다"면서 "그가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을 돕기 위해 대표팀에 남아주길 바란다"며 계속 도전해달라고 당부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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