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중독' 사망 문송면 군 30주기…"위험의 외주화 멈춰야"

입력 2018-07-0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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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중독' 사망 문송면 군 30주기…"위험의 외주화 멈춰야"
문송면·원진 노동자 추모위원회, 반올림 등 기자회견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30년 전 오늘, 온도계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15살 문송면 군이 수은중독으로 사망했습니다. 같은 해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이황화탄소에 중독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30년 사이 한국은 OECD 경제규모 11위 국가로 성장했지만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권리는 여전히 답보상태입니다."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 사망 30주기 추모조직위원회, 민중공동행동,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문 군과 원진 노동자 사망 30주기이자 반올림이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농성을 벌인 지 1천일이 되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2016년 독성물질인 메틸알코올(메탄올)에 중독돼 실명한 휴대전화 부품 납품업체 파견노동자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가 열차에 치여 사망한 김모(당시 19세) 군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에서는 매년 2천400명이 넘는 산재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원진 노동자들 사례와 같은 직업병 투쟁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삼성은 2015년 스스로 요구하여 설치된 조정위원회의 권고안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자체 보상위원회'를 가동하더니 그해 10월 대화마저 단절했고, 이후 반올림이 농성을 시작한 지 1천일이 된 오늘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하청·파견 노동자들의 산재 사망의 핵심 주범은 바로 재벌 대기업"이라며 "재벌 대기업의 탐욕을 위한 무차별적인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지 않으면 OECD 산재 사망 1위 국가의 오명은 앞으로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문 군 사망 30주기를 맞아 3일 오전 강남구 코엑스에서 '반도체 직업병 인정사례 분석과 대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 이어 4일 오후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추모식을 겸한 문화제를 개최하고 사옥을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할 계획이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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