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이어 中도 美에 맞불…멕시코는 5일 對美 관세 올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방침과 이에 대응하고자 각국이 예고했던 보복 관세가 속속 발효되면서 주요국끼리 물고 물리는 무역 보복전이 현실화하고 있다.
2일 미 CNBC 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발 관세 폭탄의 최대 표적인 중국은 오는 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이는 6일부터 미국이 340억 규모(약 38조 원)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같은 규모로 '맞불' 관세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에 예고한 관세 부과 규모 500억 달러 중 나머지 160억 달러 상당은 추후 시행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중국이 관세를 매길 미국산 수입품 중 95%는 농산품·식품으로, 특히 미국산 대두에 세율 25%를 적용해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공격한다.
중국은 이날부터 미국산 자동차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할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달 수입 자동차에 매기는 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춘다고 밝혔으나 대미(對美)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으면서 미국에서 조립되거나 선적하는 자동차에는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드, 테슬라 등 미국 자동차메이커뿐 아니라 BMW, 다임러 등 독일 업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중국이 수입한 차는 지난해 120만 대로, 국내 판매량의 4% 정도다. 그러나 베이징, 상하이 같은 도시에서는 포르셰, 테슬라, 머스탱 같은 고급 차 수요가 많다.
미국의 동맹국인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도 일제히 보복에 나섰다.
캐나다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맞서 예정대로 이달 1일부터 보복 관세를 시행했다.
부과 규모는 캐나다가 보복 대상으로 선정한 미국산 소비재 상품은 위스키, 케첩, 초콜릿, 오렌지 주스 등 50여 가지로, 미국 유력 정치인들의 출신 지역 제품을 정교하게 골라 압력을 가하는 한편 자국 소비자들의 대체 구매가 가능하도록 마련됐다.
미국산 제품 125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에 10% 세율을 적용하며, 초콜릿, 케첩, 요구르트, 소고기, 커피, 오렌지 주스, 메이플시럽, 샐러드 소스, 수프 등 소비재에 집중된다.
이는 캠벨수프, 크래프트 하인즈 같은 미국 식품 대기업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멕시코는 미국의 철강 관세에 맞서 지난달 6일부터 미국산 철강, 치즈, 위스키 등에 최고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달 5일부터 돼지고기에 20% 관세를 매긴다.
지난해 멕시코가 수입한 미국산 돼지고기는 10억 달러 규모다.
멕시코는 같은 날부터 미국산 치즈에 매기는 세율도 기존 10∼15%에서 20∼25%로 올린다.
EU는 지난달 22일부터 미국산 180개 품목 34억 달러(약 3조8천억 원) 어치에 최대 25% 관세를 매겼다. 여기에는 오토바이, 청바지, 보트, 위스키, 옥수수, 쌀, 담배, 땅콩버터, 오렌지 주스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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