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사업 축소 반대" 한 달간 집회…장세용 시장 "박정희 전시관 폐지 유보"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장세용 경북 구미시장이 취임한 첫날부터 보수단체가 시청 앞 집회를 열어 그의 행보가 순탄하지 않을 것을 예고했다.
장 구미시장은 '박정희 고향'에서, 게다가 대구·경북지역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로 단체장에 선출돼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다.
대한애국시민연합 회원 70여명은 2일 구미시청 정문 앞에서 "새마을운동 사업의 축소를 반대한다"며 집회를 열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장 시장이 지방선거 당선 전후에 시청 새마을과와 박정희 유물전시관을 폐지한다고 밝힌 점에 반발해 시위를 벌인 것이다.
대한애국시민연합 회원들은 시청 정문 앞에 대형텐트를 치고 승합차에 설치된 확성기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에서 새마을운동을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장세용은 내려와라"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계속 시위할 계획을 세우고 이곳에 한 달간의 집회를 신고했다.
장 시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용도 변경과 박정희 유물전시관의 폐지 등은 선거 기간에 증폭된 감이 있어 시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거공약으로 내건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의 용도 변경과 박정희 유물전시관 폐지 등은 당장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는 뜻으로 시민에게 사과한 것이다.
그는 특히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은 경북도 사업이라서 경북도가 운영비를 100% 책임져야 한다"며 "운영비를 책임지라고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새마을과 폐지와 새마을운동 사업 축소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을 두고서는 "구미는 고립무원이다. 시민과 함께 지혜를 모아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미시의회 의장단이 자유한국당 의원들로 구성된 점도 장 시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구미시의회는 이날 임시회를 열어 전반기 의장단으로 자유한국당 김태근 의장, 같은 당 김재상 부의장을 각각 선출했다.
구미시의원 23명 중 자유한국당 12명, 더불어민주당 9명, 바른미래당 1명, 무소속 1명이다.
김 의장은 "집행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생산적인 견제를 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열린 의회상을 정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장 시장은 취임 초반부터 밖으로부터 보수단체의 공격을 받고 내부에서는 시의회의 견제를 받아야 할 상황이다.
장 시장은 "변화를 우려하는 시민이 있는데 민생 안정을 중심으로 구미시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펴본 후 3개월 후 변화의 목표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무원 인사와 관련해서는 "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걸 걸고서 기존의 인사 관행을 없애겠다"고 다짐했다.
과거 구미시장들이 고향인 선산읍 출신의 공무원들을 등용한 부분을 겨냥해 "지금까지의 관행을 반드시 막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그는 이밖에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의 수원 이전과 관련해 "해당 기업이 이전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들이 구미를 떠나지 않도록 설득하고 친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생산량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 등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보수 텃밭의 진보 시장이 앞으로 난제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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