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갈등 해소가 관건…"7월 반등 기대"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올해 하반기 첫 번째 거래일인 2일 국내 증시가 다시 곤두박질쳤다. 코스피는 1년여 만의 최저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도 올해 처음 800선 아래로 추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 둔화 등 악재가 가세하면서 시장의 공포를 키운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59포인트(2.35%) 내린 2,271.5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5월10일(2,270.12)이후 최저 수준이다. 당시는 코스피가 6년 만에 2,200선을 넘은(4월26일) 지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시기다.
코스닥지수는 더 가파르게 내려 전장보다 28.40포인트(3.47%)나 급락한 789.82로 장을 종료했다.
올해 처음으로 800선이 붕괴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이슈로 경계심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크고 작은 악재가 겹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최근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증시의 자금유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수출 등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심을 키웠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세부과 시한인 6일을 앞두고 경계심리가 이어지고 있는데 국내외 경제지표 부진이 가세하면서 지수 2,300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좋지 않았고 유럽연합(EU)은 대미 보복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대외 악재가 많은 데다 한국 수출도 둔화가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실적 시즌을 앞두고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32곳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46조2천651억원으로 약 석 달 전보다 3.0%, 연초보다는 8.0% 각각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조정 국면에서 코스피는 2,17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류용석 팀장은 "과거에 큰 악재가 나왔을 때는 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까지 내려갔다"며 "현 상황에서 PBR 0.9배를 적용하면 지수는 2,170∼2,180까지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상장사 실적도 지금 예상치보다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고 유가 상승도 비용 측면에서 악재이며 중국 증시의 반등 신호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달 초 지수 하락을 버텨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의 해소가 증시 반등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039490]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 역시 피해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해당 이슈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면 투자자들 시선이 기업 실적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이 언제 협상 테이블에 앉을지가 관건"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6일 관세부과를 강행하면 지수가 더 떨어질 수 있으나 합의에 이른다면 V자 반등 흐름을 보여 금세 코스피는 2,450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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