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순 교수 "양적 팽창 보다 '품질 관광' 추구해야"
수익이 되는 관광객 적정 수준 유치가 중요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무조건 많이'보다 수익이 나는 관광객을 적정 수준에서 유치하는 것으로 관광정책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장태순(59) 부산대학교 관광컨벤션학과 외래교수에게 '투어리즘 포비아' 해소 방안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올해 초까지 부산관광공사 마이스본부장을 5년간 역임한 장 교수는 한국관광공사 컨벤션뷰로 처장, 인천관광공사 컨벤션·전시본부장, 계명대 교수 등을 지낸 국내 손꼽히는 관광마케팅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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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관광객 침입자(tourist invader)' '관광객 나가(go out)' 등의 슬로건이 등장하며 투어리즘 포비아 현상을 겪는 베네치아, 바르셀로나처럼 국내 관광지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투어리즘 포비아는 대중관광, 즉 매스 투어리즘(mass tourism)의 병폐"라면서 "관광지의 수용 능력을 벗어난 관광객(과잉관광)이 몰리면서 물가와 임대료, 집값이 치솟고 쓰레기 무단투기나 차량 정체로 주민이 피해를 보다가 결국 쫓겨나기까지 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2016년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천800만 명을 찍기는 했지만 아직 과잉관광(오버 투어리즘)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관광객의 방문지가 서울과 제주 등 일부 지역으로만 쏠리는 편중 현상이 나타나면서 이들 지역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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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1천800만 명 중 1천300만 명은 서울에서 머문다"면서 "관광객이 지역으로 분산돼야 하는데 부산을 제외하고는 지방에 호텔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관광 콘텐츠가 부족한 것도 이유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의 양적 팽창 위주의 관광정책에서 벗어나 '질적 관광(혹은 품질 관광·quality tourism)'으로 방향타를 틀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장 교수는 "지난해 사드 여파로 관광객이 줄었을 때 (관광) 생태계 변화의 기회로 삼았어야 하는데 안타까운 마음은 있다"면서 "단체로 다니며 많은 문제를 양산하는 관광객을 무조건 많이 유치하자는 것에서 벗어나 수익이 남는 관광객을 적정 수준으로 유치하면서 원주민의 부담도 덜고 관광산업 효과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동남아나 중국 관광객을 모을 때 주로 쓰이는 여행 상품인 일명 '제로코스트 투어' 혹은 '마이너스 코스트 투어'에 대한 규제도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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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비용을 부담하게 하지 않고 한국으로 데려와 쇼핑몰에서 돌리는 형태의 상품인데, 지역 커뮤니티에 도움도 안 되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제대로 관광하지 못해 불만이 쌓이며 한국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그는 관광세 도입이나 관광객 출입 제한과 같은 극단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밝혔다.
장 교수는 "OECD나 APEC에서 이동의 자유에 관해서는 규제 철폐, 즉 베리어 프리를 강조하고 있어서 이런 제도는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경우 단체 관광객에게 입장료 격으로 지도를 구매하도록 해 마을 주민에게 수익금이 돌아가게 하면서도 불필요한 관광객을 걸러내고 있는데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책임관광'이라는 말이 많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가장 핵심은 관광객들이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현지의 규정이나 관습을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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