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흉물스럽게 방치됐던 충북 괴산 초대형 가마솥이 새로 단장했다.
3일 괴산군에 따르면 최근 9천200만원을 들여 샌드위치 철 패널 형태인 이 가마솥 지붕을 한옥 모양의 철 패널로 교체했다.
가마솥 위 천정에는 목재를 덧댔다.
군 관계자는 "멀리서 보면 한옥 지붕처럼 보이는 보호각이 가마솥을 감싸고 있는 형태로 꾸몄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군이 가마솥 지붕을 한옥 형태로 바꾼 것은 지난해 6월 군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가마솥을 원형대로 보존해 전시·홍보용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군은 또 가마솥 주변에 제작 과정, 대형 트레일러에 실어 가마솥을 옮겼던 과정, 각종 행사 때 가마솥을 활용했던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이 담긴 게시판을 설치할 예정이다.
가마솥을 만들 때 벌인 성금·고철 모으기 운동 과정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 쓸모 없이 방치돼 천덕꾸러기 신세인 가마솥의 제작 과정을 그대로 보여줄 참이다.
군은 가마솥으로 지은 밥을 함께 나눠 먹으며 군민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2003년 말부터 가마솥 제작에 나섰다.
군은 연이은 제작 실패 끝에 2005년 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m, 두께 5㎝의 가마솥을 완공했다.
주철 43.5t이 사용됐고 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군은 우여곡절 끝에 가마솥을 완공했지만 옥수수 삶기 등 이벤트성 행사를 하는 데 몇 차례 사용했을 뿐 딱히 용도를 찾지 못하자 2007년부터는 이마저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가마솥은 지방자치단체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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