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경총 부회장 해임 사태라니…환골탈태 수준 혁신해야

입력 2018-07-03 16:34  

[연합시론] 경총 부회장 해임 사태라니…환골탈태 수준 혁신해야

(서울=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송영중 상임부회장이 해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오늘 오전 임시총회를 열어 송 부회장의 해임안을 가결했다. 참석자 233명 중 224명이 해임에 찬성했으니 반대표는 4%에 불과한 셈이다. 경총은 해임 사유로 파행적 사무국 운영, 경총 정체성에 안 맞는 행위, 회장 업무지시 불이행 등을 꼽았다. 송 부회장 해임은 취임 3개월도 안 돼서 일어난 일이다. 경총 상임부회장이 경질된 것은 이 단체 설립 48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송 부회장은 지난 5월 중순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던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을 최저임금위원회로 다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본격적인 논란의 대상이 됐다. 송 부회장의 이런 의견은 경총이 아닌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편을 드는 것이어서 재계는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송 부회장은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고, 경총 회장단은 직무정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국민의 눈에는 내부 진흙탕 싸움으로 보였다.

애당초 전직 노동부 관료를 사업자단체에 영입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그는 노동부 근로기준국장, 고용정책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다. 주로 대기업으로 이뤄진 경총의 입장에서 일하기 어려운 경력을 갖고 있었다. 경총 회장단은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영입했겠지만, 손발이 맞을 리가 없다. 물론 정부가 직간접적인 압력을 행사해 송 부회장을 경총에 진입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송 부회장을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경총 회장단과 전형위원회다. 이들도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송 부회장 이전 시절의 경총 조직운영에도 문제가 있다. 2004년 이후 일부 사업수익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고 임직원에게 특별상여금으로 줬다는데, 말이 안 되는 행위다. 불법이나 회계부정은 아니라고 하지만 적어도 회원사들이 사후에라도 알 수 있도록 하는 게 맞다. 그동안 경총사무국이 원칙 없이 운영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일각에서는 송 부회장이 개혁을 시도했는데, 경총 내 수구파에 의해 좌절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총은 빨리 조직을 수습해야 한다.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재벌개혁 등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슈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용자들의 입장을 모아서 정리하고 정부, 노동자단체와 논의하려면 내부 정비가 시급하다.

경총은 환골탈태 수준으로 거듭나야 한다. 경총이 사용자들 입장을 당당하게 대변하려면 스스로 떳떳하고 투명해야 한다. 회원사들과 자주 소통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조직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그 경고가 이번에 나온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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