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당일부터 휴대전화·신용카드 사용 안 해, 경찰 추적 중
(정읍=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아내가 아파트에서 떨어졌다고 신고한 30대가 2주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사라진 남성은 실종 당일부터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가족과 지인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하는 등 남편을 추적하고 있다.
3일 전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정읍시 연지동 한 아파트 12층에서 A(26)씨가 추락했다.
당시 A씨 목에는 전선이 감겨 있었고, 추락 도중 나뭇가지에 걸려 온몸에 골절상을 입은 상태였다.
추락 직후 의식을 잃은 A씨는 남편 B(34)씨 신고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B씨는 이후 상식 밖의 행동을 했다.
그는 다친 아내를 간호하지 않고 곧장 차를 몰고 김제 방면으로 향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경찰은 남편에게 거듭 전화를 했고, 수차례 통화시도 끝에 전화를 받은 B씨는 "교통사고로 죽으려고 했는데 잘 안 됐다"고 말한 뒤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
경찰은 마지막 신호가 잡힌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김제 금산사 인근 도로에서 B씨 차량을 발견했으나 운전자는 찾지 못했다.
이튿날 의식을 회복한 아내 A씨는 "술을 많이 마셔서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누군가 밀지는 않은 것 같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4월 결혼했고, 남편 B씨는 최근까지 오리농장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라진 남편을 찾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용카드를 분석했지만, B씨는 실종 이후 단 한 차례도 이를 사용하지 않아 수사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남편 진술이 필요한데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가족과 지인 등 접촉 가능성이 있는 주변인을 상대로 탐문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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