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 행사 불참하면 장학금 점수 감점'…대학 규정 논란

'과 행사 불참하면 장학금 점수 감점'…대학 규정 논란
"성적 높아도 장학금 못 받을 수 있어 불합리" 학생들 반발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인천의 한 대학교에서 학과 행사에 참가하지 않으면 장학금을 받는 데 필요한 점수를 깎는다는 규정을 둬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인천지역 모 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학업 우수자나 체육 특기자 등 60∼70개 종류의 교내·교외 장학금을 운용하고 있다.
이중 교내 장학금에 해당하는 학업 우수 장학금은 학과별로 지도교수나 학과장이 장학금을 받을 학생을 추천하면 대학본부가 대상자를 선정해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통 전공 교과목 성적에 가장 높은 비중을 두고 학부생활, 자격증, 지도교수 점수 등을 100점 만점으로 채점해 점수가 높은 순대로 장학금을 준다.
그러나 이 학교 일부 학과는 전체 점수의 20∼30%를 차지하는 학부생활 부문에 '학부 행사 불참 시 20점 감점' 등 감점 규정을 따로 두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부문의 점수 비중이 크다 보니 다른 성적이 좋더라도 학교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장학금을 못 받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는 데다가, 사실상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져야 할 학과 행사를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규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이 학교 익명 커뮤니티에는 이 규정에 대해 '성적이 높아도 과 행사에 참여 안 하면 장학금을 주지 않는 제도'라는 불만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과 행사에 참여하지 않으면 성적이 아무리 높아도 장학금을 안 주고 행사 나온 학생을 주는데 이건 말이 안 된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또 다른 학생은 "'아싸(아웃사이더)'는 장학금도 못 받느냐"며 "학교나 해당 학과 측은 장학금 제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해달라"고 가세했다.
학교 측은 해당 장학금의 경우 각 학과에 자율권을 줘 운영하고 있어 이를 침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학 관계자는 "이미 각 학과에 자율적으로 권한을 위임해 운영하고 있는 제도여서 달리 바꾸기는 어렵다"라며 "대학본부는 최종 점수 반영 비율에 따른 학생 추천 결과만 받을뿐 세부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해명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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