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미인 선발하냐…품성·자질이 우선이다" 부글부글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중국의 한 사범대학에서 졸업반 여학생이 키가 작다는 이유로 교사 자격증을 획득하지 못하게 된 사연에 대한 현지 누리꾼들의 반발이 거세다.
중국 북부 산시성(陝西省) 사범대에서 영어를 전공한 리라는 이름의 여학생이 키가 140cm여서 이러한 곤경에 처했다고 산시성뉴스 온라인판을 인용해 영국 BBC방송이 3일 보도했다.
산시성은 교사 자격증을 획득할 수 있는 키를 남자는 155cm, 여자는 150cm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리는 기준에 10cm가 부족하다.
산시성을 포함한 중국 몇몇 지역은 수업을 받는 학생들을 고려할 때 교사가 칠판에 글을 잘 쓸 정도의 키가 돼야 한다는 이유로 이같은 기준을 자격증 획득에 적용하고 있다.
2014년 입학한 리는 "4년간 공부할 동안 교사 자격증을 따는데 키 제한이 있다는 얘기는 아무도 해준 적이 없다"며 갑작스럽게 꿈이 물거품이 된 것을 한탄했다.
이에 대해 중국판 트위터 시나웨이보 등 SNS에서는 차별적인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교사를 선발하는 데는 능력과 자질, 품성이 우선시돼야 한다"며 "미인 선발대회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난쟁이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그들은 인간으로서 권리도 없는가"라고 항의하는 등 키가 작고 왜소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인 조치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러한 규정이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일면서 쓰촨(四川), 장시(江西), 광시(廣西) 등의 일부 지역에서는 기준을 철폐하기도 했다.
한편, 작년 11월 상하이의 한 유치원에서 유아 교사가 아이들을 바늘로 찌르고 정체불명의 약물을 강제로 먹인 사건으로 교사 선발에 품성과 자질을 중시해야 한다는 여론이 중국 전역에 들끓은 뒤 이번 일로 다시 교사 자질 중시론이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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