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화 급락' 터키 인플레 심화…물가지수 15년 만에 최고

입력 2018-07-04 14:22   수정 2018-07-0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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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급락' 터키 인플레 심화…물가지수 15년 만에 최고
터키통계청 "지난달 연간 물가상승률 15.39%"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최근 신흥국발(發) 경제위기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터키에서 물가지수가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터키 통계청은 지난달 연간 물가상승률이 15.39%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현행 물가지수 산출법이 도입된 2003년 10월 이래 최고치다.
항목별로는 교통비가 24.26% 치솟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배제한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14.60%로 조사됐다.
터키 물가상승률은 리라 약세와 경기 과열 조짐에 올들어 계속 두 자릿수로 고공행진 중이며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이다.
터키리라화 가치는 연초 대비 20%가량 절하됐다.
4월과 5월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각각 10.85%와 12.15%를 기록했다.
월간 소비자물가는 2.61% 상승했는데, 특히 식품과 비(非)알코올 음료 물가가 한 달 만에 5.98%나 치솟아 가계에 큰 타격을 줬다.



터키 정부는 그러나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라 전망했다.
메흐메트 심셰크 부총리는 이날 통계청의 발표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해외에서 유입되는 자원으로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썼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말 난민·이주민 문제 대책으로 터키에 30억유로(약 3조9천억원)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심셰크 부총리는 선거 후 정부의 통화·재정정책과 구조개혁으로 물가와 경상수지적자 같은 경제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는 중기 전망을 제시했다.
시장은 터키 중앙은행이 제때에 움직이지 않아 고물가가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블루베이애셋매니지먼트의 신흥국 전략 담당 티머시 애시는 "심각한 물가 통계는 중앙은행이 금리와 리라 약세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한 대가"라고 지적하고, "물가지수는 중앙은행이 강경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압박"이라고 진단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금리가 고물가의 원인'이라는 특유의 경제관을 역설하며, 리라 약세와 고물가 속에서도 최근까지 금리 인상에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 4월 중순 시장에서 리라 투매현상이 벌어지며 터키가 신흥국발 금융위기 진원지로 거론되는 등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서야 중앙은행이 긴급 개입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며 진화에 나섰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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