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 살해 장교들 45년 만에 단죄

입력 2018-07-04 16:03  

칠레 민중가수 빅토르 하라 살해 장교들 45년 만에 단죄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1973년 칠레 군부쿠데타 중 칠레의 저명 민중 가수이자 연극 연출가, 시인인 빅토르 하라를 살해하는 데 가담했던 전직 군 장교들이 45년 만에 단죄를 받았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칠레 법원은 하라를 살해하는 데 가담했던 8명의 퇴역 군 장교들에게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살해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 9번째 용의자는 5년형을 선고받았다.



군사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가 살바도르 아옌데 좌파정부를 무너뜨린 쿠데타 당시 40세였던 하라는 아옌데 정부에 동정적이었으며 좌파 인사들과 함께 군사 당국에 체포됐다 살해됐다.
하라가 남긴 작품과 죽음은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U2등 수많은 예술가의 헌사를 받았다.
하라는 쿠데타 당시 학생과 동료 학자, 좌파 인사들과 함께 체포돼 축구장에 수용됐으며 심한 구타를 당한 후 나중 44발의 총탄 자국과 함께 시체로 발견됐다.
그가 수용됐던 당시 축구장은 현재 그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영국 출신의 발레리나인 그의 부인과 딸은 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랜 기간 법적 투쟁을 벌여왔으며 지난 2009년 정확한 부검을 위해 그의 유해가 재발굴되기도 했다.
2016년 미 플로리다주의 한 민간 법원 배심은 칠레 육군 장교 출신으로 플로리다에 거주하고 있던 페드로 바리엔토스가 하라의 고문과 살해에 가담한 사실을 밝혀내고 하라의 유족들에게 2천8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미국의 인권옹호단체인 '정의와 책임 센터'는 하라의 유족을 대신해 바리엔토스를 미 사법당국에 제소했다.
바리엔토스의 칠레 송환은 현재 미 사법당국이 검토 중이다.
칠레 대법원은 앞서 지난 2016년 역시 군사쿠데타 중 미국인 2명을 살해한 혐의로 당시 칠레군 장교들에 징역형을 선고한 바 있다.
다큐멘터리영화 제작자 등 미국인 청년 2명은 쿠데타 직후 실종됐다 나중 시체보관소에서 발견됐다. 이들의 실종과 죽음은 나중 영화 '미싱(MISSING)'의 소재가 됐다.
1990년까지 지속된 칠레 군사정부 동안 약 3천200명이 살해되고 2만8천 명이 고문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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