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장 놓친 민주 "위원장 3석 중 2석 달라", 한국 "위원장 1석 주겠다"
비례대표 득표 절반 육박에 시의원은 5명, 민주 "한국당의 독선과 오만" 규탄
(밀양=연합뉴스) 정학구 기자 = 경남 밀양시의회가 3일에 이어 4일까지 본회의를 열고도 원 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의장단 자리 배분을 놓고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깔끔한 합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 한국당 8명, 민주당 5명이 당선됐는데 각 당이 제시한 의장단 배분 차가 너무 컸다.
다수당인 한국당은 민주당 측에 상임위원장 3석 중 1석을 제시했지만, 민주 측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각 1석을 요구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3일 진행된 선거에서 전반기 의장에 3선의 한국당 김상득 의원, 부의장에 재선인 같은 당 정정규 의원이 8표를 얻어 선출됐다.
민주당 설현수 의원은 의장 선거와 부의장 선거에서 두 차례 모두 5표를 얻었다.
의원들이 이탈 없이 자당 출신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결과였다.
부의장을 바라볼 수 없게 된 민주당 측은 이번엔 상임위원장 3석 중 2석을 요구했지만 한국당 측은 요지부동이다.
설 의원 등 민주당 측은 이번 선거 결과 민의를 반영한 원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번 시의원 선거 결과 당선자 구성은 8대 5로 민주당이 38.5% 지분을 차지했지만, 비례대표 선거 결과는 달랐다.
한국당이 51.95%인 3만747표를 얻은 데 그쳤고, 민주당은 2만8천430표로 48.04%로 절반에 육박한 데다 표 차이도 2천300여 표에 불과했다.
4년 전 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밀양서 받은 30.47%에서 17%포인트 이상 높아진 것이다.
시장 선거에선 박일호 현 시장이 64.16%의 비교적 높은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시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크게 약진했다.
제7대 밀양시의회에선 한국당 12명에 민주당은 비례대표 1명에 불과했던 데 비해 엄청난 변화다.
민주당 시의원 5명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협의하다 한국당 측으로부터 상임위원장 2석을 거절당하자 회의장을 나와 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의 민주주의와 협치를 저버리는 한국당의 독선과 오만'을 규탄했다.
이들은 "시민의 절반가량이 우리 당을 지지하고 있고 시의원 5명이 원만한 원 구성과 협치를 요구했지만, 철저히 묵살당했다"며 "이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시민 여러분만 바라보고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본회의를 보이콧하는 사이 한국당 시의원 8명은 오후 본회의를 속개해 재선의 황걸연 의원을 총무위원장으로, 초선의 박영일 의원을 산업건설위원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시의회는 5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의회운영위원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측 주장에 대해 김 의장은 민주당 의원은 5명 전원이 초선인 데 비해 한국당 의원 8명 가운데 초선은 3명뿐이고 재선 이상 5명 가운데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출마자가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한국당과 민주당 초선에서 각 1석씩 상임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하고 후반기에 가서 다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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