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 북부 치앙라이의 동굴에서 열흘 만에 기적처럼 생존한 소년들을 구해낼 방법을 고심 중인 당국이 동굴 안 물길의 수위가 낮아지고 유속이 느려질 경우 즉각 구조활동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4일 기자들과 만나 동굴 안에 갇힌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코치가 수영 및 잠수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쁘라윗 부총리는 "물살이 세고 (빠져나올) 통로는 좁다. 아이들을 밖으로 빼내는데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에게 수영하는 방법과 잠수법을 가르치고 있다. 만약 동굴 내 수위가 낮아지고 유속이 느려진다면 신속하게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국은 생존자들을 최대한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배수 펌프를 이용해 하루 최대 1천600만ℓ의 물을 퍼내고 있다. 지금까지 빼낸 물의 양만 1억2천만ℓ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아이들을 안전하게 동굴 밖으로 빼낼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아이들이 현 위치에서 동굴 입구까지 이동하려면 최소 4㎞의 구간을 헤엄치거나 잠수해야 하는데, 수영을 못하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다만, 이날 장비를 갖춘 잠수대원 30여 명이 외국 전문가 및 군병력과 함께 동굴 안으로 출발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이런 가운데 당국은 생존자 13명을 한꺼번에 구조하는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체력 및 정신적으로 준비된 아이들을 먼저 구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수색 및 구조현장을 지휘해온 나롱싹 오소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13명을 동시에 구조할 필요는 없다. 준비된 사람부터 우선으로 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클럽에 소속된 아이들과 코치는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 목적으로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들은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 내부를 수색하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발견됐다.
이후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과 의사 등이 동굴 내부로 들어가 음식 등을 제공하고 다친 아이들을 치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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