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단골집이 있어도 동장 이름 걸고 추천하면 다른 식당에서 '왜 우리집은 리스트에 안 넣어주느냐'고 난리가 나요."
부산시가 지난해 8월에 선보인 지역 맛집 가이드 '동장님의 단골집'에 참여한 5급 공무원 A(51) 씨가 5일 털어놓은 얘기다.
동장님의 단골집은 시가 부산지역 205개 읍·면·동장으로부터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제외한 로컬 음식점을 중심으로 단골집을 추천받아 선정한 87곳의 맛집을 담은 책자다.
온라인 페이지(http://www.busan.go.kr/food/index)도 제공해 PC나 스마트폰으로도 지역별 맛집 정보를 알 수 있는 서비스다.
시는 서비스 시작에 앞서 해당 지자체에서 후보 리스트를 받은 뒤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리스트를 정했다.
A 씨는 "진짜 부산사람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소개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참여했지만 다른 식당 업주들의 항의가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동장은 업무의 특성상 관내 식당 업주 등이 소속된 각종 기관이나 단체와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는데 수많은 식당 중에 특정 업체만 맛집 리스트에 오르다 보니 경쟁 업체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 가까이 지나도록 남구는 단 한 곳의 맛집 리스트로 올리지 못하고 있다.
남구에는 경성대, 부경대, 동명대 등 주요 4년제 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권이 유명하다.
지난해 동장을 지낸 남구청의 한 5급 사무관은 "민감한 이해관계 때문에 섣불리 맛집을 추천할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7월 현재 동장님의 단골집에는 그동안 폐업이나 휴업한 식당 3곳을 제외한 84개 식당이 소개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장의 의견 등을 반영해 동장님의 단골집 '시즌2'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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