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임명제청된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6일 상경 청문회 준비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지난 2일 대법관으로 임명제청된 이동원 제주지방법원장은 "대법관이 된다면 '사람이 귀하다'는 평소 소신대로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이라고 5일 말했다.
이 법원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대법관 임명제청에 대한 소감과 포부, 6개월간의 제주 생활 등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재판 실무에 능통하고 법리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록을 꼼꼼히 분석해 치밀하게 논리를 전개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결론을 도출해 신뢰받는 재판을 구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화한 성품으로 선후배 판사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있고, 친화력을 바탕으로 주변과 소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충남 논산 출신으로, 서울 경복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5년 제27회 사법고시를 통과했다. 1991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평택지원장, 대전고법 부장판사, 수원지법 수석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법관 임명제청 소감은.
▲ 제주도민의 행복과 아픔의 치유에 관심이 있었다. 처음에 제주에 내려올 때는 아픔의 깊이나 상처에 대해 잘 모르고 내려왔다.
올해 4·3 70주년을 맞아 그 상처의 깊이와 아픔에 대해 알게 됐고, 그 아픔을 이겨낸 도민들의 지혜와 평화에 대한 갈망을 느끼고 떠나게 됐다.
부족한 사람이 국가의 부름을 받게 됐다. 후보자로 나가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도민들께서 법원을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20년 전 제주지법원장으로 재직하다 대법원으로 가신 이규홍 전 대법관에 이어 두번째 제주지법원장 출신이 될 것 같다.
-- 제주지법원장으로 재직하며 아쉬운 점은.
▲ 법원을 찾아주시는 도민들께 불편함 없도록 정중하게 섬기려 했다. 충분치 않아 아쉽지만, 제주지법 식구들은 더 노력할 것이다.
제주에 부임해 개발행정, 환경보전과 개발 사이의 균형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앞으로도 그 고민은 이어나갈 것이다.
-- 대법관에 임명된다면 어떤 사안에 관심을 둘 것인가.
▲ 아직 국회 청문회 통과, 국회 동의,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아있다.
판사로서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왔고, 대법관이 되더라도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귀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한편 '내가 누구이기에 이런 재판을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도 간혹 든다. 사람이기에 재판할 때 그저 '일'로 피고인을 대할 때가 있다. 가끔 나태해질 때가 있다는 얘기다. 재판을 할 때 항상 사람을 귀하게 여겨야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으려 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20대엔 잘 몰랐다. 모든 사건을 그렇게 처리하진 못했지만 그렇게 처리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이 사건으로 인해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됐고, 아마도 법원행정 영역에 있어 잘못된 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을 지지해주신 국민께 많은 상처와 아픔을 준 것 같아 법원에 근무하는 한 사람으로서 가슴 아프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구체적인 내용이 더 밝혀지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판을 하는 데 있어 법과 양심에 따라 판사들이 재판을 한다고 생각한다. 저도 마찬가지였다. 재판 외적인 면에서 이용하려 했다든지 하는 문제가 드러난 것이지 재판 자체에 대해서는 법원을 믿어주셔도 되지 않을까 한다.
-- 4·3 수형인 재심청구 사건 진행에 대한 생각은.
▲ 그 사건에 대해 제 입장에서는 의견을 낼 수 없다.
재심의 영역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절차와 내용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재판부가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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