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에너지 기반 생산시설, 짓는 순간 낙후시설 전락"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것입니다.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이회성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이 5일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경제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IPCC는 기후변화의 원인과 영향을 평가하고 국제적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1988년 공동 설립했다. 이 의장은 2015년 10월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IPCC 의장 선거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제6대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 의장은 간담회에서 "세계가 지금까지 해온 식으로 경제 발전을 했다가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피해는 우리가 감내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는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돼 그에 따라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 대책을 수용하면 기회가 창출돼 새로운 방식의 경제 발전이 이뤄진다는 점을 전하고자 한다"며 "온난화 대책으로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생각은 20세기 낡은 사고방식"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오는 10월 1∼5일 인천에서 열리는 제48차 IPCC 총회를 앞두고 마련됐다.
제48차 총회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지구 평균온도가 섭씨 1.5도 상승하는 데 따른 영향과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담은 특별보고서가 승인될 예정이다.
국제사회는 파리기후협약에서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가능하면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이 의장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입장 차이는 늘 있었다"며 "개발도상국은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경제 발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는 장기적으로 화석에너지 시스템을 조정해 온실가스 감축이 '0'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은 연간 1천억 달러의 개발도상국 지원 기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과거처럼 화석에너지 기반의 경제 발전을 고집하면 해당 생산 시설은 짓는 순간 낙후된 시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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